난 반댈세! 한미FTA, 한EU FTA/한미 FTA, 한EU FTA 소식 및 문제점

[스크랩] 이태복 전장관 “지금도비싼 약 먹고 있는데...

baejjaera 2006. 8. 4. 19:41


“지금도 비싼 약을 먹고 있다는 걸 모르고 있다. 우리의 국민소득은 선진국가들에 비해 1/3이나 1/4밖에 안되는데, 그들의 약값 평균과 똑같이 물고 있으니 우리가 얼마나 비싸게 물고 있는 것인가?”


“정부가 그동안 비정상적으로 되어 있던 비싼 약을 팔아먹는 구조를 바꾸게 되면 피해가 자기들(미국)에게 가게 된다. 그래서 격렬하게 반대하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 (하지만) 이것은 한국 정부의 고유한 권한이다. 그것을 미국 정부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는 것”


******************** 이하 방송 내용 ********************



▶ 진행 : 신율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 출연 :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



- ’건강보험 약가 정책적 정화 방안’이란 무엇인가?


약값이 너무 많이 나가고 있기 때문에 약값을 조정해서 적절한 수준에 맞추자는 것이다. 올해도 건강보험 재정이 24조 정도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의약분업 이후 불과 5년 사이에 두 배 정도 늘어났는데, 24조 가운데 약값이 차지하는 비중이 30% 가량 된다. 7조 2000억 정도가 약값으로 나간다는 얘기다. 외국은 건강보험에서 약값의 비중이 보통 15~17% 정도를 차지하는데, 우리는 30% 정도를 차지한다는 건 비정상이다. 따라서 약가 제도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건강보험 제도를 안정화시키기가 어렵다.


- 약값을 내려야 한다는 것인가?


내리기도 해야 하고, 그 동안의 제도가 비정상적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이것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같은 약효가 있는 것 중에서 비싼 것 대신 싸고 좋은 약을 선정해서 보험 약가로 쓰겠다는 것이 포지티브 리스트다. 이게 그렇게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현재 적당히 모든 약을 다 보험에서 인정해주는 무방비 상태보다는 약간의 효과가 있을 것이다.


- 포지티브 리스트를 만들면 우리 국민들에겐 좋을 텐데, 왜 미국이 반대하나?


한국 제약시장이 황금알을 낳는 노다지 시장이다. 외국 제약회사들의 국내시장 장악이 이렇게 빠르게 되는 나라가 없다. 지금 외국 제약회사가 47% 가량 장악하고 있는데, 이 속도로 가면 조만간 70~80% 가량 될 것이다. 만약 정부가 포지티브 리스트라든가 약가 제도를 새롭게 바꾸면 피해가 외국 제약회사들에게 가게 된다. 그래서 미국이 격렬하게 반대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한국 정부의 고유한 권한이다. 미국 정부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는 것이다. 물론 미국 정부 입장에선 당연히 자국 기업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한국 정부에 그런 요구를 할 것이다.


- 미국에서 내정간섭을 하는 것인가?


내정간섭이라기보다는 미국정부가 자국 기업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국 정부도 한국 국민의 이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면 되는 것이다.


한국은 급속하게 고령화 사회로 이행하고 있고, 노인들은 대부분 만성질환을 갖고 있다. 그런 질환에 대한 약은 거의 다국적 제약사들이 판매하는 약이다. 외국 제약사 입장에서 보면 한국은 놓칠 수 없는 시장이고, 그동안 우리 정부는 엄격한 약가 정책을 계속 포기해왔기 때문에 자기들이 정한 가격으로 팔아먹을 수 있다. 이런 무방비 상태의 틀을 계속 가지고 가는 게 자신들에게는 유리할 것이다. 포지티브 방식을 통해 외국 제약사들의 국내시장 장악을 완전히 저지하는 건 어렵겠지만, 그렇더라도 그런 틀이 하나 만들어지게 되면 다른 분야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 미국은 차후 협상에서 다시 이 얘기를 꺼낼 텐데?


우리 정부가 객관적 입장에서 잘 판단해야 한다. 현재 우리의 산업 구조나 시장 조건에서 보면 한미FTA를 통해 우리가 얻을 것은 없고 뺏길 것은 많다. 정부가 신중하게 협상 전략을 짜고 주고받을 것을 타산해봐도 우리가 얻을 건 별로 없다.


- 정부에서는 한미FTA가 잘못 홍보되는 게 많다고 하는데?


약가 정책은 각 나라마다 차이가 있는데 우리의 약가 정책은 무조건 잘 사는 선진국들의 평균 약값을 인정하게 되어 있다. 한국 정부는 우리의 국민소득 수준을 따져서 약값을 정하는 주체적인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말 쉽고 편한 시장이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한미FTA가 아니더라도 이런 구도는 당연히 바꿔나가야 한다. 만약 한미FTA를 기회로 해서 미국에서 약가 제도의 변경을 막으려고 한다면 한미FTA를 못 하는 것이다.


- 우리 정부는 어떤 식으로 대응할까?


사전에 많은 약속을 했다고 본다. 스크린쿼터를 일방적으로 축소시킨다든가 약가 부분에 대해서도 협의할 수 있다는 정도의 얘기가 있었을 것 같다. 그러니까 미국 입장에서도 한미FTA와 관련된 여러 가지 논의가 진전되어 왔던 것이다. 그런데 최근 국민 여론이 긍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굉장히 고심하는 것 같다. 지난 5년 동안 IMF 프로그램대로 해서 우리나라에 도움된 것이 뭐가 있었나. 특히 금융산업 구조와 관련해 국제적 경쟁력을 높인다고 그렇게 얘기를 했는데도 결국 국내 금융시장은 거의 외국자본이 지배하는 것으로 끝났고, 엄청난 이득이 매년 빠져나가고 있다. 금융 서비스 분야를 개방해서 앞으로 우리의 국제적 경쟁력이 좋아진다는 건 전혀 근거 없는 무책임한 주장이다. 이미 지난 5년 동안 실험을 통해 입증됐는데, 중재 관료들이 계속 똑같은 얘기를 되풀이한다면 이거야말로 무책임한 태도다.


- 사실 일반인들은 한미FTA에 대해 잘 모르는데?


지금도 비싼 약을 먹고 있다는 걸 모르고 있다. 우리의 국민소득은 선진국가들에 비해 1/3이나 1/4밖에 안되는데, 그들의 약값 평균과 똑같이 물고 있으니 우리가 얼마나 비싸게 물고 있는 것인가.
출처 : 경제방
글쓴이 : 정민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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