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는 득이 많은가 실이 많은가?
Give and Take : 한미 FTA - 한미FTA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한 상세하고 균형 잡힌 연구 및 의견 표명을 활발히 개진하여야 한다는 점만큼은 강조하고 싶다 올해부터 내년까지 한미 FTA와 연관된 정책 이슈들이 계속해서 제기될 것이고, 이에 대한 논란 역시 끊임없을 전망이다. 그런데 각 이해집단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자료들만을 생산하고 있을 뿐 장, 단점을 세밀하게 비교한 문건은 찾아보기 쉽지 않다. 예상되는 주요 이슈들과 그 의미를 짚어보자.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자료를 주로 인용한다 ㅇ 한미 FTA FTA는 기본적으로 Give and Take협상이다. 무엇을 주고, 무엇을 받을 것이냐는 문제이다. 얼핏 보아 구체적인 이득은 별 실감이 나지 않는 반면, 내 주어야 할 부분들은 곧바로 이해집단들이 반발할만한 내용들이 많다. 따라서 국내에서의 이해 조정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정부의 한미FTA 체결 의지는 매우 확고한 것으로 보인다. ㅇ 지금까지의 과정 미국은 통상협상권을 의회가 가지고 있으나 신속한 협상을 위해 대통령에게 광범위한 통상협상권(무역촉진권한, TPA)을 부여하는데 이 TPA 시한이 2007년 7월 1일로 만료된다. 미의회와 협상해야 할 경우 미국 내 각 산업별 이해관계가 개입되어 협상이 순조롭기 어려우며 기왕에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를 맺으려면 미행정부 단일창구와 협상하는 것이 좋다. 미 의회는 협상내용에 대한 가부 결정권만 갖고, 내용을 수정하지는 못한다. 미국이 한미FTA협상의 선결조건으로 내세운 것들이 소고기 수입 재개, 자동차 배기가스 기준 완화, 의약품 약가 산정 등이며, 마지막으로 한국영화 의무상영 일수 축소 문제까지 매듭지어졌다. 바야흐로 협상이 개시될 순간인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가 서둘러 스크린 쿼터를 축소한 것도 상대국이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는 한 FTA협상에 미국이 소극적인 경향이 있으며, 시기적으로도 협상기간이 1년 5개월 정도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ㅇ 긍정적인 측면 * 세계 최대 시장의 안정적 확보 : 일본, 중국, 대만 등 주요 경쟁국보다 미국시장을 안정적으로 선점 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됨. *대외 신인도 향상 및 외국인 투자 확대 : 글로발라이제이션 촉진, 안보 리스크 완화 기대 *국내산업의 고부가가치화 촉진 : 투자 유치, 기술 개발, 선진경영기법 도입을 통해 기업활동이 생산사슬에서 가치사슬로의 전환 기대, IT, BT등 미래기술의 상업화에 기여 기대 *서비스산업의 발전 계기 : 경제구조 고도화, 신성장동력 확보, 지식기반경제로의 이행 기대, 고용 확대 기대 *글로발 스탠다드의 적용 확대 : 선진국 진입에 필수적인 조건을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완비하는 계기로 활용 *통상마찰 완화 : 협상과정에서 잠재적 마찰 요인들을 논의하여 해소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 전략 및 동아시아 FTA 허브 : 동북아에서 가장 먼저 미국과 FTA를 체결함으로써 미국 기업의 아시아지역 본부 유치,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가로의 발전 여건 확보 *외교, 안보적 관계 강화 : 한반도 평화 유지와 동북아 질서 유지에 긍정적인 영향 기대 ㅇ 경제적 기대 효과 *중장기효과 : 실질 GDP 1.99% 증가, 대미수출 15.1% 증가, 대미수입 39.4% 증가(대미 무역수지 흑자 51억달러 감소) 후생수준 1.73% 증가, 생산 1.94% 증가, 고용 0.63% 증가(10만 4천명)로 나타난다. *서비스산업 : 국내 서비스 시장의 경쟁력 및 생산 확대, 장기적인 고용 창출 기대 제조업 : 섬유, 전기전자, 자동차 산업의 시장 확보, 유지 가능 ㅇ 부정적인 측면 *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 축소 : 문화 종속 우려 *무역수지 : 미국의 평균관세는 2.5%로 당장의 수출 증가 효과 미미, 우리나라의 경우 평균관세율 8%가 철폐됨에 따라 경쟁력이 미약한 산업이 일시에 붕괴될 위험성 내포 *농업분야 : 농업 생산 2조 축소, 대미수입 2조 증가 예상, 곡물 생산 12.4% 감소, 우유, 낙농제품 수입 514% 증가 예상, 고용 8만 5천명 감소 예상 *경쟁력 취약 업종 타격 : 정밀화학, 정밀기계, 내수산업(중소기업생산 및 서비스산업), 비교우위산업이 아닌 산업의 발전 잠재력 훼손 가능 *이해집단의 강력 반발 : FTA 협상의 장애, 사회적 혼란 *글로발 스탠다드 적용 : 사회 각 분야의 규범, 제도, 정책, 관행 변경에 따른 전반적인 반발, 혼란 가능성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의 개방 : 법률, 교육, 의료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 개방, 비교열위 뚜렷. ㅇ 예상 아젠다 한미 FTA는 득이 많은가 실이 많은가? 득이라고 열거된 부분은 대체로 구체적이지 못하다. 반면에 실이라고 봐야 할 부분은 매우 구체적이다. 긍정적인 부분은 전기전자, 자동차산업의 시장 확보, 섬유산업 활성화, 안보 리스크 완화 정도가 눈에 띄고, 나머지 부분은 앞으로 하기에 달려 있는 일인 듯 하다. 어차피 맞을 매라면 조금이라도 빨리, 여건이 좋을 때 맞는 것이 낫다는 정도의 접근인 듯 하다. 먼저 당장에 한미 FTA를 체결할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한 국민적 논의를 거쳐, 공감대를 형성한 이후 개별 이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 제대로 된 순서인 듯 하다. 농업부분은 에너지와 마찬가지로 안보요인으로 보아야 하는 것 아닌가? 당장의 산업 위축에 따른 지원과 보상이 불가피해 보인다. 더 나아가 미국 위주 메이저 곡물회사의 가격결정력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가격의 불안정성이 가져다 주는 위험요소를 감안해야 함은 물론 농업을 안보 시각에서 검토하는 작업도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대미 경쟁력이 열악한 산업의 처리 방안은? 대미 경쟁력이 열악한 산업, 특히 내수중소기업의 타격이 매우 우려된다. 또한 당장에 비교우위를 가지지 못하고 있는 산업은 성장 잠재력이 급격히 훼손될 가능성 또한 높다. 결국 산업구조 고도화 대열에서 탈락하는 산업이 많아짐에 따라 산업별 구조조정이 재현될 것이 자명해 보이며, 일시적으로 산업구조의 균형을 잃을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될 수 밖에 없어 보이는데 과연 우리나라가 지금 이러한 혼란과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 매우 회의스럽다. 글로발 스탠다드의 적용이 꼭 득이 되기만 할까? 글로발 스탠다드란 사실상 서구의 기준인데 서구를 선진국으로 동일시하고 그들의 각종 규범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뒤따라가야 하는 사회, 경제, 문화적 이행이 과연 타당한지, 그리고 순조로울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은 언제 확보될 수 있을까? 미국 쪽 요구사항 중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 부문의 개방 압력이 가장 큰 이슈가 될 듯 싶다. 특히 교육부문의 경우 교육의 양극화가 경제 수준의 양극화를 고착화시키지 않을까 우려되며, 의료부문은 서민의 생존권을 위태롭게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ㅇ 결론 한미 FTA 타결의 당위성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당장의 우리나라 체력상 이를 순조롭게 마무리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는다. 과연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고, 산업별 구조조정이 진행됨에 따라 불가피하게 양극화는 심화되고, 사회, 경제, 문화적 규범의 차이에 따른 아노미현상도 예상되는 바 밀어붙이기만 한다고 해결될 문제로 보여지지는 않는다. 또한, 내년 6월말로 시한이 정해진 상태에서 무리하게 협상을 진행하다 시간부족으로 중단하게 되면 시작하지 않은 것보다 못한 결과를 낳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감추기 어렵다. 미래를 위해 앞서가는 것도 좋지만 당위성 자체도 충분히 논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양한 이슈를 다루는 데에 따라 예상되는 엄청난 내부 에너지 소모량부터 추정해 본 후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향후 1~2년간 대부분의 경제관련 이슈에 대한 이해는 한미FTA를 염두에 두지 않으면 숲은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게 되는 우를 범하기 쉽습니다. 굳디 1부, 2부로 나누어 올리는 이유입니다. 혹 3, 4부가 이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ㅇ 스크린 쿼터 문제 당장은 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 축소에 따른 논란이 적지 않겠지만 큰 이슈는 되지 못할 것입니다. 본질은 문화의 종속이라는 문제일텐데 이 부분은 거의 통과의례적인 이슈로만 취급되고, 현실적인 문제들은 거의 방치하다시피 해왔기 때문입니다. 이미 영화계 자체가 양극화되어 있어 의견을 결집해내기 어려워 보입니다. 연기자의 소속사는 상장만 되어도 상한가를 여러 번 칠 정도이고, 개런티도 엄청나게 올랐습니다. 스타 감독, 스타 작가도 일부 배출되었지요. 하지만 제작 스탭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은 여전합니다. 영화계 내부의 착취구조가 전혀 개선되지 않았지요. 대외적으로는 제작비에 대한 자본연합이 활발하고, 대내적으로는 배급권도 거대자본에 의해 장악된 상태입니다. 자본의 주인이 우리나라냐 미국이냐가 그리 중요한 이슈가 될까요? 이미 게임은 끝났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가끔 머리 한 번 깎고, 성명서 내는 정도로는 대중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어렵습니다. 그 동안 영화계 내부에서 한 일이 너무 없습니다. 밥그릇 챙기기로 보일 수밖에 없지요. 영화계는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제작 스탭들의 처우개선에나 신경 쓰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울 것입니다. 또한, 논의의 초점을 영화계가 아닌 문화의 종속이라는 아젠다로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이미 글로발 스탠다드를 적극 받아들이겠다고 한 마당에 문화의 종속이라는 문제가 영화계에만 국한된 문제만은 아닐 것이기 때문입니다. ㅇ 농업문제 오히려 영화계보다 더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가 농업문제일텐데 신문을 읽다가도 농민이 시위 중 사망했다는 기사는 건너 뛰고, 연예인의 가십 기사에 눈길이 돌아가게 되는 정도의 관심으로는 결코 제대로 된 이슈로 부상되기도 어려울 것입니다. 답답한 상황이지요. 농업의 현실에 대해 무감하고, 그래서 이 상태로 간다면 결과는 뻔합니다. 하기야 그것은 결국 우리의 자업자득이 될 테니 어디 탓할 곳도 없을 것입니다. ㅇ 내수 중소기업, 비교열위 산업 구체적으로 내수 중소기업이 어떤 식으로 몰락할 것이고, 비교열위 산업은 어떤 부문이며, 어떤 식으로 타격 받게 될 것이라는 자료가 거의 없습니다. 한미 FTA를 농업과 스크린쿼터문제로 국한해서 볼 것이 아니라 이 부문에 대한 상세한 연구와 적극적인 대응방안 논의가 시급한 상황인데 나서는 곳이 거의 없다는 느낌입니다. 워낙 다양한 부문이라 결집이 쉽지 않고, 따라서 목소리 내기도 어려운 부문이라 뒤로 밀린 듯 합니다. 실제 서민들에게는 가장 피부에 와 닿는 문제일텐데 말이죠. ㅇ 서비스산업 서비스산업의 고도화, 선진화를 꾀하겠다는 복안인 모양인데 우리나라 법률, 교육, 의료부문의 상대적 경쟁력이 워낙 취약해 염려가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금융부문은 이미 개방되었다고 보아도 무방한데 벌써 이 부문에서의 국부 유출은 매우 심각한 상황입니다. 은행은 거의 외국인투자에 의해 장악된 상태이고, 주식시장 역시 대기업 지분의 50% 정도가 외국인입니다. 거기에다 법률, 교육, 의료까지 미국식으로 가게 되면 이것은 또 하나의 미국 혹은 식민지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거기에다 과연 미국의 법률, 의료가 갖고 있는 분배 왜곡이 얼마나 극심한지 과연 알고나 있는지… 당장은 한미FTA가 기회가 될지, 몰락의 서곡이 될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정부가 일방적으로 홍보하며 밀어붙이기만 할 문제가 아니라, 엄청난 내부 에너지가 소모될지라도 정부 및 각 이해관계자, 사회, 시민단체, 정당 들이 나서서 한미FTA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한 상세하고 균형 잡힌 연구 및 의견 표명을 활발히 개진하여야 한다는 점만큼은 강조하고 싶습니다. 우리의 미래는 어느 누구 한 그룹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당사자 모두가 참여한 가운데 서로의 이해와 협상을 통해 결정되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
출처 : 자유토론방
글쓴이 : 달동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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