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는 '하품 특위' 은폐용이다"
심상정, 국회 한미FTA 특위 실상 폭로…"공범될까 두려워"
"어제 비공개 회의는 대미 협상용이 아니라 '하품 특위'에 대한 대국민 보안용이었다"
'혹시나' 하던 우려가 '역시나'로 굳어지고 있다. 국회 한미FTA 특위 말이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3일 오전 국회 기자회견장을 찾아 1, 2차 특위 결과를 브리핑했다. 특위 운영 실상은 참담했다. 심 의원은 국회 한미FTA 특위 위원이자 민주노동당 한미FTA 원내특위장을 맡고 있다.
"대외비도 아닌 자료 회람 후 거둬 가"
심 의원은 "특위가 촐속추진과 강행처리의 공범자가 되지 않겠나 두려움이 든다"고 말을 꺼냈다. 특위 운영 방식은 주먹구구식 행태의 극치를 보이고 있다. 회의를 두 차례나 했지만 아직 특위 운영 일정도 못잡고 있는 실정이다. 의원들 비는 시간 찾아서 그때 그때 일정 잡기에 급급하다.
자료 공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심 의원은 협상 관련 자료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보고 내용이 언론 보도 수준을 넘지 않는다고 했다. 두 차례 회의에서 협정문 초안이나 통합협정문은 아예 공개되지도 않았다. 2일 회의에서 4대 선결조건 의혹 관련 대외경제외원회의 자료는 대외비가 아닌데도 회람만 하고 수거해갔다.
심 의원은 "협상 과정에 대한 검증보다는 준비 안된 국회의원 과외공부 시키는 자리에 가까웠다"며 "어제 비공개 회의는 대미 협상 전술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하품 특위에 대한 대국민 보안용이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어제 회의 말미에 오늘 보고된 협상의 주요 쟁점과 내용이 왜 국민들에게 비공개되어야 하는지 따졌으나 누구도 책임있게 답변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주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17개 분과 협상 관련 자료도 회의가 끝난 후 모두 회수해갔다. 그 방대하고 전문적인 내용을 비전문가인 국회의원 몇 명이 몇 시간 만에 받아 읽고 검토하기란 불가능하다는 게 심 의원의 지적이다.
심 의원은 "비전문가인 국회의원이 달랑 앉아서 그 방대한 내용을 꼼꼼히 검토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중요한 내용도 있고 반드시 검증해야 할 내용도 있는데 그런 기회를 박탈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특히 "정부의 협상안 가운데는 현행법이나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과 충돌되는 것이 상당히 많다"며 "입법권 무력화와 관련 깊은 만큼 양허안 제출 이전에 반드시 국회와 협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원들 태도 보면 정말 암담"
특위에 소속된 의원들의 태도를 보면 더욱 암담해진다. 이들이 과연 최소한의 책임감을 갖고 있는지 의심하게 된다. 2일 회의는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진행됐지만 자리를 계속 지킨 의원은 전체 20명 가운데 6-7명에 불과했다.
결국, 지금 국회 한미FTA특위는 정부의 협상 전반을 점검하고 감시할 권한도, 능력도, 의지도 없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심 의원은 "여당은 특위를 졸속추진의 들러리로 삼을 생각을 버리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에 대해서는 "자신들의 당론을 노대통령이 알아서 해주고 있다고 해서 '손 안대고 코 풀기',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는 식의 태도로 일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런 식으로 가면 졸속협상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국회를 겨냥할 것이라는 경고도 덧붙였다.
심 의원은 특위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4대 선결조건, 공청회 무산, 국회 허위보고 등에 대한 진상조사 및 책임 규명 ▲협정문 초안을 비롯한 협상 관련 모든 문서의 공개 ▲특위의 일정별 운영 계획 수립 ▲전문가 및 이해당사자로 구성된 자문위원회 구성 ▲양허안 교환(8월 15일) 전 국회 보고 등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양허안에 대한 국회 사전 보고의 경우, 15일 전까지 특위 소속 의원에게 개별 보고하도록 2일 받아들여졌다.
자문위원회 구성과 관련해서는 홍재형 위원장이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비교섭단체 몫의 전문위원을 각 1명씩 채용하는 방안을 수정 제안했으나 심 의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2일 의결이 유보됐다. 심 의원은 "자문위원회 구성은 국회법상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정개특위를 운영하면서 정개협을 구성한 전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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