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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내 나이 묻지마! 미친 소 그냥 먹어?

baejjaera 2006. 6. 1. 22:50
내 나이 묻지마! 미친 소 그냥 먹어?
한·미 농림부, 치아만으로 광우병 걸린 소의 나이 측정할 수 있나
텍스트만보기   박상표(mindle00) 기자   
▲ (그림 1) 미국정부는 지난 3월 17일, 광우병 감염 소가 10살이 넘은 증거라며 달랑 치아사진 1장만을 우리 농림부에 보냈다.
ⓒ USDA
농림부 박현출 축산국장은 5월 29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 쇠고기 작업장 37곳의 방문점검 결과를 종합분석해 수출승인 대상 작업장을 6월 7일 발표할 것"이라며 "6월 하순께에는 미국산 쇠고기가 국내에 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녹색연합, 보건의료연합, 전국학교급식네트워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 등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은 "광우병 위험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특히 한미 양국 사이에 쇠고기 수입재개 여부의 쟁점이 되었던 지난 3월 13일 미국 앨라배마 주에서 확인된 세번째 광우병 소의 나이확인이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국민 생명과 식품안전을 해칠 위험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소의 치아(dentition)는 품종, 지역적 위치, 유전적 특성, 먹이, 질병 유무 등에 따라 다양한 개체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통계적으로 상대적 나이를 추정하는 자료로 이용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출생기록이 담긴 문서(documentation)가 없을 경우 절대적 나이를 판정하는 지표로 사용할 수 없다.

이것은 미국 광우병 소 나이판정 문제와 관련하여 미국 측에서 우리 농림부에 보내온 자료들을 비교 검토해 보아도 금방 알 수 있다.

지난 3월 13일 미국 농무부(USDA)는 앨라배마 주에서 미국내 세번째 광우병(이하 BSE) 양성 소가 확인되었다고 발표하면서, 역학 조사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객관적ㆍ과학적ㆍ합리적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해당 소가 열살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해당 소가 1997년 사료금지법 이전에 광우병에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했다.

미국정부 "무조건 열살 넘었으니 믿어라"

한편 미 농무부 수석수의사 존 클리포드(John Clifford)는 기자회견장에서 "성우(成牛)의 경우 치아조사만으로 나이를 측정하기 어렵다"고 말했으며, "그것은 단지 추정치에 불과하며 우리는 정확한 나이를 결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미 농무성(USDA) 산하 동식물검역소(APHIS)의 론 디하벤(Ron DeHaven) 소장도 "연령확인의 지표인 치아감별은 유용한 편이지만, 5년생 이후 소들의 치아 형태는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에 매우 정확한 것은 아니다. 다만 치아의 마모 정도에 의해 고연령우(高年齡牛)들의 나이를 추정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미국정부는 3월 17일, 광우병 감염 소의 치아사진 1장(그림 1)만을 달랑 우리 농림부로 보내며, 해당 소가 열살이 넘었다고 주장했다.

이것으로 미국정부가 한국정부를 얼마나 철저하게 무시하고 깔보고 있는지 확인되었다. 미국정부는 광우병 감염 소가 개체별 인식을 위해 귀에 붙이는 인식표(이표)ㆍ피부 문신ㆍ스프레이 표시 등 개체별 인식표조차도 없었으며, 출생기록이 담긴 문서도 없어 객관적 나이 증명이 힘들어지자 우격다짐으로 "무조건 열살이 넘었으니 우리를 믿으라"고 강요하기 시작했다.

당시 농림부 김창섭 가축방역과장도 MBC TV와 인터뷰에서 "덴티션(치아감별법)갖고는 안 된다"며 "텐티션은 30개월인지, 다섯살인지, 네살인지 다 똑같으니까, 이 한두 개는 빠졌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 (그림 2) 미국에서 3월 30일 보내온 2004년 8월판 <광우병 감시를 위한 실무 지침서>(Procedure Manual for BSE Surveillance) 부록으로 실린 '광우병 걸린 소의 치아 나이 감별법'. 사진에서 8살 이상의 소의 치아는 절치사이의 간격이 많이 벌어져 있고, 치근도 심하게 노출되어 있다.
ⓒ USDA
그러자 미국은 3월 30일, 3개의 자료를 우리 농림부에 팩스로 보냈다. 팩스 내용을 보면, 미국 정부가 한국 측에서 4월 초에 현지조사팀을 보낼 것을 종용하면서 FTA 협정을 위한 협력적인 환경조성을 노골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당시 팩스 자료에는 ▲해당 소를 안락사 시킨 수의사 대럴 그레이(Darrel Gray)의 소견서와 ▲미 농무부 동식물검사소의 앨라배마 지역담당 수의사 케네스 엔젤(Kenneth L. Angel)의 소견서가 있다. 이들은 소견서에서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과학적인 설명' 없이 자신의 경험에 의해 소의 치아를 볼 때 열살 이상임을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미국 측은 ▲2004년 8월판 <광우병 감시를 위한 실무 지침서>(Procedure Manual for BSE Surveillance) 부록으로 실린 '광우병 걸린 소의 치아 나이 감별법-그림2'와 '그림으로 보는 광우병 걸린 소의 치아 나이 감별법-그림3'을 팩스로 보냈다.

▲ (그림 3) 미국에서 3월 30일 보내온 2004년 8월판 <광우병 감시를 위한 실무 지침서>(Procedure Manual for BSE Surveillance) 부록으로 실린 '그림으로 보는 광우병 소의 치아 나이 감별법'에서 11세의 이가 빠지기 직전까지 치아가 마모되어 잇몸과 거의 같은 높이에 이르렀다.
ⓒ USDA
(그림 2)에서 여덟살 이상 된 소의 치아는 절치사이의 간격이 많이 벌어져 있고, 치근도 심하게 노출되어 있다. (그림 3)에서 11세의 소는 잇몸과 같은 높이에 이르러 이가 빠지기 직전까지 치아가 마모되었다.

그리고 미국정부는 치아조사가 통계학적으로 의미있는 과학적인 근거라며 텍사스 교정국이 관리하는 헤어포드, 브라만 및 두 품종의 1대 잡종으로 구성된 10개 군집 약 7000마리의 육우 집단을 대상으로 실시된 로이 잉글랜드(Roy B. England)의 <치아 돌출, 발달과 마모에 대한 연구>(그림 4)를 한국정부에 보냈다.

▲ (그림 4) 로이 잉글랜드의 <치아 돌출, 발달과 마모에 대한 연구>. 11세 소의 치아 사진을 보면, 씹을 수 있는 절치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 풀을 먹기 위하여 잇몸판을 이용해야 할 정도다.
ⓒ USDA
(그림 4)를 보면 10세 소의 치아는 마모가 실질적으로 종료되어 잇몸 후퇴가 네 쌍의 치아 모두에서 보인다. 그리고 11세 소의 치아는 씹을 수 있는 절치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 풀을 먹기 위하여 잇몸판을 이용해야 할 정도다.

그런데 미국 측에서 보내온 이러한 자료는 앨라배마 광우병 감염소의 치아상태가 10살 이상이라고 우기기에는 "2%가 아니라 200%" 부족했다.

그래서 미국정부는 4월 11일, 앨라배마 주에서 사육되고 있는 건강한 11세 암소의 치아 사진 3장(그림 5)을 다시 우리 농림부에 보냈다.

▲ (그림 5) 미국 정부가 4월 11일, 앨라배마 주에서 사육되고 있는 건강한 '11세 암소'의 치아 사진이라며 우리 농림부에 보낸 사진. 이 사진은 그동안 미국정부가 보내온 다른 자료들과 정면으로 모순되며, 치아조사의 비과학성을 증명한다.
ⓒ USDA
(그림 5)를 보면, 열한살 먹은 암소의 치아는 마모가 그리 심하지 않다. 만일 출생기록이 담긴 문서가 없을 경우, 어떤 수의사도 사진(그림 5)만으로 이 소의 절대 나이가 열한살이라고 판정하지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정부는 이번에는 앨라배마 광우병 감염 소가 열한살 먹은 암소보다 치아가 더 마모되었기 때문에 확실히(?) 열살이 넘었다고 우겼다.

미국정부는 한편으로는 (그림 2~4)를 보여주며 앨라배마 광우병 감염 소가 열살 이상이라는 근거라고 주장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림 5)를 근거로 광우병 감염 소가 열한살짜리 소보다 더 치아가 마모되었으므로 열살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미국에서 사육하고 있는 소는 모두 9500만 마리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 소의 절대 연령을 단순히 치아검사만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주장은 "지나가는 소가 웃다가 넘어질" 난센스에 불과하다.

9500만 마리 중에서 겨우 7000마리의 소를 조사하고, 또 그 중에서 전형적인 치아사진 몇 장을 골라서 광우병에 감염된 지극히 비정상적인 소의 나이를 판정하는 것이 과연 통계학적으로도 올바른 과학적 방법일까?

▲ (그림 6) 신뢰도 95.5%의 ‘정상분포도’. 현재 미국에서 사육되고 있는 소는 9500만 마리에 달한다. 앨라배마 광우병 감염 소는 그 중에서 ‘비정상적이고 특이한’1마리에 해당한다. 과연 이러한 소의 치아를 건강하고 평균적인 ‘정상분포’ 내의 치아와 비교하여 절대연령을 측정할 수 있을까?
ⓒ 박상표
예를 들면, 신뢰도 95.5%의 '정상분포도'(그림 6)에서 병에 걸리지 않은 건강한 암소는 '정상(95.5%)'범위에 포함된다. 하지만 광우병에 걸린 소는 이 범위를 벗어나 '비정상'(4.5%) 영역에 속한다.

즉, 앨라배마 광우병 감염 소는 미국에서 사육되고 있는 9500만 마리의 소 중에서 '비정상'적으로 BSE에 감염된 특이한 경우다. 그런데 이러한 소의 치아를 건강하고 평균적인 '정상분포' 내의 치아와 비교하여 절대연령을 측정할 수 있을까?

게다가 미국 측에서 보내온 치아사진 자료들 사이에도 서로 모순되는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가?

이러한 상황 속에서 농림부는 지난 4월 13일, 4명의 조사관을 제주도로 출장보내 '치아조사'를 실시했다.

농림부의 조사의 내용은 제주도에서 8~13세 샤로레, 앵거스 암수 7두의 치아를 촬영한 사진 7장을 미국에서 보내온 자료와 비교하여 앨라배마 광우병 감염 소의 나이 판정을 한 것이 전부다.

그리고 농림부는 4월 19일~23일, 미국 BSE 감염 소 나이 확인을 위해 3명의 조사관을 미국 현지에 파견했다. 미국정부와 한국정부의 이러한 조사는 통계학적으로 전혀 유의미성이 없는 난센스에 불과하다.

결국 치아조사에 의한 나이 판정은 '고무줄'과 같아서 미국 정부는 앨라배마 광우병 감염 소가 열살 이상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한국정부는 여덟살 이상이라고 판정하였다.

왜 이러한 결과가 나왔을까? 미국은 1997년 반추류에 동물성 사료 투여를 금지하는 법을 기준으로 고무줄을 늘려 열살 이상이라는 결론을 내린 반면, 한국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안'(농림부고시 제2006-16호)> 제 21조 단서조항에 사료규제조치가 효과적으로 시행된 98년 4월 이후 출생한 소에서 BSE가 발생한 때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할 수 있다는 조항을 기준으로 여덟살 이상이라고 판정하였다.

과연 미국 농무부와 한국의 농림부는 치아조사만으로 소의 나이를 맞출 수 있는, 전세계에서 아무도 모르는 신기술을 개발했단 말인가? 한미 정부는 하루빨리 치아조사만으로 소의 나이를 맞출 수 있는 '특허 고무줄(?)'을 공개해야 할 것이다.
박상표는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http://vetnews.or.kr)의 편집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2006-06-01 14:15
ⓒ 2006 OhmyNews
출처 : 건강세상 평등세상
글쓴이 : 반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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