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반댈세! 한미FTA, 한EU FTA/한미 FTA 관련 책임자들의 말말말말

[펌] - 정문수 대통령 경제보좌관 "왜 우리는 한-미 FTA를 선택했는가"

baejjaera 2006. 5. 14. 15:43

아래글은 국정브리핑(http://news.go.kr/)에서 퍼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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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한-미 FTA를 선택했는가
[한미 FTA 특별기획] ‘세계로 가는 문’ ①
정문수 대통령 경제보좌관

 

 

한·미 양국이 2월 3일 FTA 협상을 공식 선언했다. 정부는 6월 5일 1차 본협상에서 최고의 협상력을 발휘하여 우리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다. 협상이 임박했음에도 일부는 협상자체를 반대하거나 예상피해만을 부각시킨다. 이에 청와대브리핑과 국정브리핑은 '한·미 FTA 특별기획'을 통해 협상의 당위성, 협상전략, 기대효과, 분야별 영향분석, 양극화에 미치는 영향 등의 글을 실어 FTA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 한·미 FTA특별기획에는 경제부총리를 비롯하여 대통령 경제보좌관, 통상교섭본부장, 대외경제연구원장 등이 참여했고 총 10회를 게재한다.

 

 

최근 들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둘러싼 찬반논란이 가열되면서 자칫 국론분열로 이어질 소지마저 나타나고 있다. 아직 본 협상에 착수하지도 않았는데 한·미 FTA라는 이슈가 벌써 우리 사회 전반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미 FTA 추진과 관련하여 충분한 여론수렴과 사회적 합의도출 노력이 부족하고 국내협의나 대외협상과정이 투명하게 밝혀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많다. 공청회 개최 등 여론수렴 과정이 준비되어도 물리적 저지로 원만하게 개최되지 못하는 현실에서 정부로서도 곤혹스럽긴 마찬가지다.

 

앞으로 정부는 각계 전문가, 이해당사자, 일반 국민들의 의견수렴을 위한 다양한 기회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협상과정에서도 상대방의 입장과 우리의 협상전략 측면에서 공개가 곤란한 사항 이외에는 진행과정과 결과를 최대한 공개할 것이다.

 

협상내용과 관련해서는 사회적 약자보호나 공공성 유지를 위해 필요하다고 국민적 합의가 존재하는 분야의 경우 예외를 확보하고 우리 경제를 업그레이드하는데 필요한 과제들은 개방을 통해 해결하는 방향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다. 한마디로 손해 보는 장사는 하지 않을 것이며, 손해 보는 협상에 대해서는 합의하지 않을 것이다.

 

한·미 FTA와 관련해서는 이념적 입장이나 실리적 판단에 따라 여러 가지 논란이 있다. 그러나 정부는 한·미 FTA가 우리 국익을 위해 필요한 과제라고 판단하고 이를 주도적으로 준비해왔다. 우리에게 한·미 FTA가 필요한 이유는 이렇다.


세계 흐름 앞서 나가려면 선진 경제권과 FTA 필요

 

첫째, 한·미 FTA는 세계화, 무한경쟁에 맞서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이다.

 

개방한 나라가 성공도 하고 실패도 하지만, 쇄국을 하면서 성공한 나라는 없다. 지역주의가 급속히 확산되는 추세하에서 우리가 FTA 추진을 더 이상 늦춘다면 세계 교역질서 흐름에서 낙오될 수밖에 없다. 미주, 유럽, 아시아 등 세계3대 경제권 모두 FTA 체결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며, 특히 최근에는 중국, 일본 등 그 동안 소극적이던 아시아 지역도 경쟁적으로 FTA를 추진하고 있다. 2005년 7월 현재 발효 중인 FTA가 180건에 달하고 있고, 전 세계 교역량의 50% 이상이 지역무역협정 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는 FTA 측면에서는 분명 후발국이다. 참여정부는 이러한 상황에서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가능한 한 빨리, 가능한 한 많은 국가와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칠레 등 소규모 경제권 3개국과의 FTA만 체결된 우리로서는 거대·선진경제권과의 FTA 추진을 서둘러야 할 상황에 서 있다.


최대 시장 미국에서 중국·일본보다 앞서 나가야

 

둘째, 경쟁국에 앞서 지식, 정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실질적 대안이다.

 

거대선진 경제권과의 FTA에서 왜 우리는 미국과의 FTA를 먼저 추진하는가? EU의 경우 기대효과가 크고 상대적으로 기회비용이 적을 수 있지만 EU 내부의 복잡한 이해관계 등으로 추진동인이 약한 측면이 있다. 일본과의 FTA 협상은 추진되었으나 일본이 우리관심사인 농축산물 분야에 대한 개방 확대에 소극적인 상황이라 협상이 중단된 상태이다. 최근 독도사태 등에서 보이고 있는 일본의 행태를 감안할 때 일본과의 FTA가 경제외적인 측면에서도 쉽게 진전될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중국과는 현재 FTA 체결을 위한 민간차원에서 공동연구가 진행 중이다.

 

협상대상으로 미국을 선택한 것은 무엇보다도 미국의 중요성 때문이다. 미국은 기회비용이 많은 편이지만 기대효과와 파급효과도 높으며 상대의 의지도 분명하다. 미국 시장은 전 세계 수입시장의 21.8%를 차지하는 최대의 시장이다. 우리는 과거 40년 동안 미국시장에 우리 상품을 수출함으로써 경제발전을 이룩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미국 시장에서 우리의 점유율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 중국의 급부상이 큰 원인이지만 NAFTA 등 FTA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미국은 또한 세계에서 정보 지식화를 선도하고 있다. 미국시장에서 경쟁국에 앞서 지식, 정보, 시장을 선점하여 우리의 지분을 유지·확대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FTA를 체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한미관계 강화, 동북아 협력 촉진

 

셋째, 한·미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고 동북아협력체제 구축의 촉진제가 될 수 있다.

 

한·미 FTA는 21세기 한·미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우리의 안전밸브이자 번영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미 FTA는 동북아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다. 한·중·일은 세계시장에서 경쟁관계에 있고 역내에서는 분업을 통한 협력구도를 형성하는 이중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미 FTA는 세계시장에서의 한·중·일 경쟁관계에서 우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현재 지지부진한 동북아 경제협력체제 구축에도 촉진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일자리 창출과 양극화 해소의 발판

 

넷째, 일자리 창출과 중소기업 활력회복을 통해 양극화 해소에 중요한 계기를 제공할 수 있다.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은 일자리 창출과 경쟁에 탈락한 사람들에 대한 사회안전망 강화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한·미 FTA는 이러한 점에서 매우 중요한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한ㆍ미 FTA에 의해 가장 큰 편익을 얻는 부문 중의 하나는 섬유ㆍ의복 등 노동집약적이고 전통적인 산업이다. 한·미 FTA는 전통산업 부문에 대한 시장을 확대함으로써  중소기업과 근로자들이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미 FTA는 양국 간 교역을 활성화하여 성장을 촉진하고 미국은 물론 제3국으로부터의 외국인투자를 유입시켜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이를 성공적으로 추진하면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확대되어 일자리도 창출되고 소외계층을 도와줄 사회안전망 확보 여력이 생기게 되므로 양극화 해소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농업과 서비스업 어떻게 할 것인가?

 

한·미 FTA를 추진하는 데 가장 민감한 부문은 농업과 서비스업이다. 농업의 경우 개방에 따른 피해가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 농업은 쌀을 제외하고는 이미 개방이 되었고 쌀도 부분적으로 개방된 상태이다. 지금 우리가 고민해야 할 문제는 개방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가 아니라 어떻게 개방의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냐에 있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적절한 속도의 구조조정을 어떻게 유도하고 지원하느냐에 있다고 본다.

 

한·미 FTA를 체결하더라도 당장 우리경제 전 분야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양국의 정식서명과 협정발효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다. 더구나 협상과정에서 국내피해가 예상되는 민감분야에 대해서는 협정대상에서 제외하거나 장기간의 이행기간을 확보할 수도 있다.

 

FTA 체결 시의 피해예상액을 미리 예측해 보는 것은 협상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그렇지만 분석은 여러가지 가정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현실과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한·칠레 FTA 체결 시 초기년도 신선과일 피해예상치가 66억 원에 달한다는 한 대학의 연구보고서가 나와 매우 시끄러웠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실제 수입증가액은 28억 원에 불과하였다.

 

우리 서비스업에게 대외개방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국제경쟁력이 취약한 법률, 회계, 교육 등의 경쟁력을 개방을 통해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개방 초기에는 외국업체의 진출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세계 방방곡곡에서 활동하고 있는 우리 교민을 보라. 바로 이 같은 서비스 분야에서 세계의 1등으로 잘하고 있지 않은가? 서비스업은 그 특성상 사람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 개방 초기에 다소간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저력을 감안할 때 곧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길만이 세계에 유례없이 대학진학률이 80%를 넘는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에게 앞으로 먹고살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이다.


변화, 주도할 것인가 강요당할 것인가?

 

앞으로 우리의 살 길은 한·미 FTA뿐만 아니라 한·중, 한·EU, 한·러시아 등 세계의 모든 나라와 FTA를 동시다발적으로 체결해 나가는 데 있다. UR, DDA 등 다자간 협상과 함께 양자 간 협력을 가속화해 나가야 한다. 개방경제를 채택한 이후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베트남, 인도 등이 개방의 중요성을 말해주지 않는가?

 

지난 일요일 시골에 다녀왔다. 친구로부터 지방대학을 나온 아들의 취직걱정을 들었다. 정말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일자리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농민의 아들이 변호사, 회계사, 건축가, 디자이너 등 서비스 산업의 리더가 되어 먹고 살게 되는 것이 진정 우리가 노력해야 할 과제이다.

개방하의 우리 경제는 흡사 ‘대양에 나가는 배’와 같다고 볼 수 있다. 위험이 따른다. 실패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항구에 눌러앉아 먹고 살길이 있는가? 우리 산업이 경쟁력을 갖추고 나서 개방하자는 주장은 마치 마차가 지나가고 손을 흔드는 격이다. 이것은 하지 말자는 이야기밖에 안 된다.

 

지금은 먼저 변하지 않으면 변화를 강요당하는 시대이다. 구한말 우리는 변화를 거부하다가 을사늑약으로 변화를 강요당했다. 한·미 FTA는 이 같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스스로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다. 우리 경제의 앞날을 같이 걱정하고 힘을 합쳐 나가야 할 때다.


정문수 경제보좌관 (mschung@president.go.kr) | 등록일 : 2006.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