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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FTA 영어원본, 찬성의원한테만 보여주다니...

baejjaera 2007. 4. 6. 16:51

FTA 영어원본, 찬성의원한테만 보여주다니...

심상정, 외통부 공개사과 ․ 원문 국회제출 촉구


한미FTA 협상 결과를 두고 정부와 민간 사이에 해석이 엇갈리는 것은 물론이고 협상 당사자인 한미간에도 말이 각각 달라 국민들은 크게 헷갈리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가 협상 타결 영문원본을 한 치의 의혹 없이 공개해 소모적인 논란을 예방하고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러나 정부는 아직까지 원본을 공개하지 않은 채 아주 성공적인 협상인 것처럼 일방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심지어 한미FTA에 찬성하는 의원에게는 원본을 보여주고, 반대하는 의원에게는 보여주지 않는 파렴치한 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다.


외통부가 제출한 <한미FTA 분야별 최종 협상 결과>에 따르면 국문과 협정본은 동등한 효력을 갖는 정본으로 인정한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국문본은 실상 영문본을 번역한 것이라 영문본을 보기 전에는 의미를 정확히 알 수 없는 부분이 매우 많다.


가장 큰 쟁점이 되고 있는 투자자-국가 소송제(ISD)에도 불명확한 표현이 많이 나타나 있고,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뜻이 전혀 달라질 수 있어 협상 결과를 평가하기에 어려움이 많다.


부동산 간접수용이나 조세관련 사항에 특히 모호한 표현이 많다. 부동산 가격 안정화 정책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부동산 정책이 ISD 소송대상이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때문에 나는 이를 명확해 이해하기 위해 5일 낮 외통부와 재경부 교섭관에게 영문본 해당내용 열람을 정식으로 요청했다. 그러나 교섭관은 상부의 지침에 따라야 해 당장은 열람이 곤란하다며 자료를 내줄 수 없다고 거절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영문본 열람이 모두에게 금지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그런데 어제 저녁 MBC <100분토론>에 출연한 열린우리당 송영길 의원은 한미FTA 영문원본을 봤다면서 자세히 인용했다. 한미FTA 체결을 일관되게 반대해온 내게는 보여주지 않더니, 일관되게 찬성해온 송영길 의원한테는 원본을 보여준 것이다.


나는 오늘 오전 열린 국회 한미FTA 특위에서 정부의 불공평한 처사를 따져 묻고, 특위 차원에서 영문원본을 국회에 제출하도록 공식 요구할 것을 제안했다.


그런데 이에 대한 정부쪽 답변은 어이없는 것이었다. 김종훈 협상단 수석대표는 “열린우리당 송영길 의원이 토론회에 나간다며 특별히 열람을 요청해와 관련된 6줄만 보여줬다”고 밝혔다.


협상 결과를 정확히 평가하려면 영어원본을 하루빨리 공개해야 한다. 결과도 공개하지 않고 정부가 협상 결과를 일방적으로 자화자찬하는 것은 차라리 코미디다. 평가는 국민이 하는 것이고, 정부는 국민들이 올바른 평가를 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성실하고 투명하게 제공해야 한다. 특히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 관련정보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제공하는 것은 정부의 기본책무이기도 하다.


그런데 정부가 영어원본을 감춘 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것도 모자라, 찬성파 의원에게만 원문을 보여주는 파렴치한 행태를 보인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외교통상부는 왜 내게는 원문 공개를 거부하고 송영길 의원에게는 원문을 보여줬는지, 또 6줄만 보여줬다는 게 사실인지,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떤 방법으로 보여줬는지 등 관련 사실을 정확히 밝히고 공개 사과해야 한다. 정부는 자화자찬식 일방적 홍보를 중단하고 하루빨리 영어원본을 공개해서 협상결과를 둘러싼 국민적 혼란을 말끔히 씻어야 한다.


출처 : 시사
글쓴이 : 국회의원 심상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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