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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 한미FTA와 거래한 '광우병 쇠고기'

baejjaera 2006. 8. 28. 20:20
한미FTA와 거래한 '광우병 쇠고기'
'편지 한장'이면 간이고 쓸개고 '척척' 내준 한국정부
임은경 기자   임은경 기자에게 메일보내기  

  


 지난 24일 미국 쇠고기 수입재개를 위한 농림부 실사단이 미국에 재파견된 것을 계기로, 광우병 감염 위험이 높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임박했다는 전망으로 관련 업계가 뒤숭숭하다.
  
  사실 쇠고기 수입재개 문제는 작년 말부터 계속 논란거리였지만, 이번에는 좀 다른 것 같다. 그동안 할듯 할듯하면서 계속 미루어져왔던 쇠고기 수입재개가 이번에는 '정말로' 이루어질 태세다.
  
  24일 아침 박현출 농림부 축산국장이 라디오 방송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다음달 중순께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 것 때문만은 아니다.
  
  이미 지난해 '한미FTA 4대 선결조건'의 하나로 쇠고기 수입재개를 약속한 이후 '약속 이행'을 은근히 압박해왔던 미국의 압력이 특히 최근들어 노골적으로 심해졌기 때문이다.
  
  '한미FTA' 담보로 수입 협박해 들어오는 미국
  
  박 국장은 방송인터뷰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결코 FTA와 상관없다"고 말했지만, 지난 4일 미 상원의원 31명의 명의로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내진 서한은 '쇠고기 수입을 즉각 재개하지 않을 경우 한미FTA 자체가 무산될 것'이라고 경고해 이 둘의 직접적 연관성을 분명히 드러냈다.
  
  서한이 도착한 며칠 뒤인 8일, 한국 농림부가 곧바로 미국 쇠고기 수입재개를 위한 실사단 재파견에 동의했음이 미 농무부 관계자의 발언으로 밝혀졌다.
  
  한미FTA 협상대표인 웬디 커틀러 역시 '3차 협상을 전후한 시기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즉각 재개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미국이 한가지 사안을 놓고 이만큼 집요하게 압박해 들어올 경우 우리 정부가 그것을 거절한 사례는 거의 없었다.
  
  '편지 한장' 보내면 즉각 반응하는 한국
  
  미국은 지난 3월 앨라배마 주에서 광우병이 발생했을 때도, 한국에 대한 쇠고기 수출 재개가 어려워질 것 같자 즉시 '수출 재개 명분을 만들기 위한' 미국 현지 조사단 파견을 요청했다.
  
  3월 29일 펜(J.B. Penn) 미국 농무부(USDA) 차관(Under Secretary)은 이태식 주미한국대사에게 “우리는 한국이 다음 달(4월) 초에 현지점검단을 미국에 보내주기를 촉구한다. 조만간 시작될 예정인 자유무역협정(FTA)의 협력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하여 이러한 절차를 밟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며 역시 FTA와 관련시켜 협박성 외교 서신을 보냈다.
  
  노 대통령은 미국 정부의 외교서신에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펜 차관의 요구 그대로 4월 19일부터 23일까지 미국 현지 조사단을 파견해, 출생기록이나 인식표가 전혀 없는 앨라배마 광우병 감염 소의 나이를 8살 이상이라고 ‘과학적(?)’으로 판정했다.
  
  한국은 나이가 30개월 미만인 소만을 수입하기로 했기 때문에, 앨라배마 광우병 소와 한국의 쇠고기 수입은 상관없다는 설명이었다.
  
  미국의 입맛에는 꼭 맞지만 논리적으로는 전혀 근거가 없는 이 황당한 결론으로 인해, 당시에는 몇가지 형식적 절차만 거치면 곧바로 수입이 재개될 듯했다.
  
  그러나 불행중 다행으로(?) 그 뒤 5월 미국 현지시설 위생점검단 파견조사시 37개 수출작업장 중 7개가 부적합한 것으로 판명됐고, 한국은 일단 수입재개를 연기했다. 이번에 재조사단이 파견된 것은 이 작업장들에 대한 재조사를 위해서이다.
  
  끝나지 않는 의혹, 수입 연기한 것은 미 축산자본의 농간(?)
  
  그런데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공교롭게도 문제의 7개 작업장은 모두 타이슨푸드, 카길, 스위프트, 워싱턴비프 등 미국산 쇠고기 금수조치 이전에도 한국으로의 수출물량이 가장 많았던 굴지의 메이저급 업체 소속이었다.
  
  미 경제통신사 '다우존스 뉴스와이어' 보도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이미 지난 6월 "부적합 판정을 받은 7개 수출작업장을 제외한 나머지에 대해서는 수입을 재개할 수 있다"는 의사를 미국측에 전달했으나, 미 농무부는 그런 식의 부분적인 수입재개는 인정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
  
  한국시장에서 선점효과가 없어질 것을 우려한 타이슨푸드, 카길 등 메이저 축산기업들이 '자신들의 쇠고기 수출작업장이 승인될 때까지 미국정부를 통해 한국에 쇠고기 수입재개 연기를 요청했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한 정황이다.
  
  미국은 이익단체의 로비가 대부분의 정책을 결정하는 나라인데다, 카길 등은 거액의 정치자금으로 의원들을 매수하는 등 이익을 위해서는 어떤 식의 로비도 마다하지 않는 것으로 이미 '악명'이 높은 회사.
  
  아니나다를까 한국은 이번에도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재조사단을 파견했다. 다음달 4일 귀국 예정인 조사단은 기대한대로 이번에는 7개 작업장에 대해 '적합' 판정을 내릴 것이고, '이미 각본은 다 짜놓고 형식만 맞춘 것 아니냐'는 비난을 무색치 않게 할 것이다.
  
  '추석 대목' 앞두고 미국산 쇠고기 본격 수입될 듯
  
  미국 쇠고기 수입재개를 위한 실사단 귀국일자가 4일. 그리고 공교롭게도(?) 한미FTA 3차 협상 시작일이 6일이다. 이쯤되면 모든 것이 분명해진다.
  
  실사단이 귀국하면 곧 쇠고기 수입재개가 발표될 것이고, 한국 정부는 3차협상 전에 쇠고기 수입 문제를 해결하라는 미국의 압력에 충실하게 굴복하게 되는 셈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벌써부터 수입승인 후 행정절차를 거쳐 추석 전쯤 미국산 쇠고기가 국내에 반입, 판매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입업자들은 벌써 '추석 대목'을 대비해 미국산 쇠고기 구매를 위한 다량의 현금을 준비중이라고 한다.
  
  설사 그때 수입재개가 발표되지 않는다고 해도 뒤이어 9월 중순에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넘기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FTA 3차협상에 한미정상회담까지 이어지는 미국의 압력 공세를 한국 정부가 어떻게 버텨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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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08월26일 ⓒ민중의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