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는 철도·의료 민영화를 막지 못한다
[편집국에서] '끌리고 쏠리고 들끓는' 곳은 어디인가
2013-12-19 오전 11:18:33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50131219100811
며칠 전부터 대학가에서 시작된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가 10대, 20대의 적극적인 호응을 받으며 사이버 공간에서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포털 사이트 '다음'의 게시판에서 진행 중인 '의료 민영화 반대' 서명에는 2013년 12월 19일 현재 8만1679명이 동참했다. 애초 1만 명의 목표치는 일찌감치 달성됐다.
이런 '들끓는' 사이버 여론은 분명히 고무적이다. 하지만 이것으로 충분한가?
장담하건대, 백날 사이버 공간에서만 들끓어봤자 의료 민영화는 막을 수 없다. 2008년 촛불 집회 때, 결국 이명박 대통령이 머리를 조아리게 만든 것은 들끓는 사이버 여론이 아니라 광장으로 나선 연인원 100만 명의 촛불이었다. 그나마 그 촛불도 여름을 넘기지 못한 탓에 결과적으로 패했다.
철도 민영화를 막고자 파업을 진행 중인 철도 노동자를 돕는 일은 포털 사이트의 서명 클릭 한 번이 아니라, 리얼 공간에서의 광범위한 연대 활동을 조직하는 일이다. 그런데 이런 리얼 공간의 연대 활동이 하도 뜸하다 보니, 이제는 일반 시민은 물론이고 시민단체도 뭘 해야 하는지 모르는 상황에 처했다. 그리고 지금 철도 노동자의 파업은 패하기 일보직전이다.
자, 세상의 진실은 이렇다.
사이버 공간에서 독재자의 목을 수차례 친들 여전히 벨로루시의 대통령은 독재자 루카센코다. 사이버 공간에서 대통령을 아무리 심하게 조롱한들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여전히 박근혜다. 사이버 공간에서 10만 명, 100만 명이 '끌리고 쏠리고 들끓어'도 컴퓨터만 끄면 그만이다.
<끌리고 쏠리고 들끓다>의 한국어 판 부제는 '새로운 사회와 대중의 탄생'이다. 새로운 사회는 오지 않았다. 대중도 과거와 다르지 않다. 액정 화면에서 백날 손가락을 놀려봤자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피와 살이 튀는 현실의 전쟁터를 외면한다면, 세상은 백날 그들이 지배하는 이 모양 이 꼴일 것이다.
- 기사 내용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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