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한미 FTA 소식

정부, 한미FTA로 “영리병원” 도입 확산 인정

baejjaera 2011. 10. 23. 17:53

정부, 한미FTA로 “영리병원” 도입 확산 인정
국회 끝장토론서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ISD 제소 논란도 이어져
2011.10.21 20:14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nid=63636

 


“한미FTA를 통해 영리병원을 전국으로 확산 할 수 있다”는 시민단체들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났다.


정부는 한미FTA로 인해 한번 영리병원을 설립하면 영리병원 제도가 동반하는 문제점이 있어도 영리병원을 취소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영리병원 제도가 동반하는 문제점은 의료비 폭등이나 건강보험 제도 근간의 훼손 등 의료민영화 가능성이다. 이는 한국의 중요한 보건의료정책 결정권이 한미FTA에 의해 제한된다는 뜻이다.


정부는 영리병원을 제주도와 경제자유구역에만 허용하기 때문에 의료민영화와 같은 문제점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여기도 눈속임이 있었다. 경제자유구역은 이미 인천, 부산·진해, 광양만권, 황해, 대구ㆍ경북, 새만금·군산 등으로 거의 전국에 걸쳐 지정돼 있기 때문이다.

 

[출처: 국회방송]

 

FTA로 허용된 영리법원, 건축법으로 규제해도 의료정책으로 규제 못해


21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가 주최한 한미FTA 끝장토론에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영리병원에서 환경문제나 건축법 등의 문제가 생기면 취소할 수 있지만, 보건의료 정책과 충돌하는 문제를 이유로 취소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반대쪽 토론자로 나온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보건복지부는 경제자유구역과 제주도 영리병원을 한번 실험해 보고, 의료비나 서비스 질, 건강보험 제도 침식의 우려 때문에 잘 안되면 그만하자는 실험적 성격이라고 말해 왔는데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이런 지적에 김종훈 본부장은 “잘 보셨다. 여기서 요점은 영리병원이냐 아니냐가 아닌 경제자유구역에서는 영리법인을 허용해보자는 정책적 의지가 담겨 있다”며 “국토 일부를 자유구역으로 정한 것은 상당한 영속성을 가지고 추진해 자유와 개방범위를 넓혀보자는 것이다. 경제자유 구역 차원에서 생각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반면 손건익 보건복지부 차관은 말이 달랐다. 손건익 차관은 “정부는 영리법인의 부작용 해소라는 전제조건이 없으면 도입을 반대한다는 원칙을 바꿀 생각이 전혀 없다”며 “한미FTA조항 내에 공공목적으로 정부가 조치 가능한 길이 있다고 안다. 공중보건이나 공공목적을 위해서는 필요조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석균 실장은 “영리병원 문제를 건축법이나 환경법 위반으로 규제할 수 있다는 것은 국내 보건정책의 치외 법권지역을 인정한 것”이라며 “한미FTA가 허용한 영리병원이 초래할 문제를 국내 보건의료정책으로 규제하지 못한다면 한미FTA는 심각한 문제다. 왜 비준해서는 안 되는지 이유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외국 의료법인,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도 제소할 수 있다”


우석균 실장은 또 미국의 한 보험회사가 캐나다의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를 문제 삼아 투자자국가제소(ISD)를 한 예를 들며 “한국의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도 제소 될 수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김종훈 본부장은 “우리 의료서비스는 미래유보 조항이라 ISD를 적용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석균 실장은 “포괄적으로 유보를 했지만 포괄적 유보에서 빠진 것이 최소대우기준(외국인 투자에 대한 공정하고 공평한 대우)”이라며 “외국회사가 건강보험 당연지정제가 최소대우기준에 맞지 않다고 제소해 불법으로 판정 되면 헌법재판소가 지키려고 한 당연지정제는 무력화 된다”고 지적했다.


김종훈 본부장은 “대한민국이 운영하는 사회보험이나 국민보험은 금융 챕터 자체가 적용 안 되도록 했다. 협정문 내용이 있다”고 맞섰다.


손건익 복지부 차관은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는 매우 중요하다. 자유구역과 제주도만 영리병원을 허용한 것은 이유가 있다”며 “그 외 지역에서 당연지정제를 저희가 포기하면 공 보험 체계가 무너진다. 우리 건강 보험체계의 근간이 무너지면 비용손실이 너무 커서 정부도 반대 단체의 입장은 같다”고 설명했다.


정부쪽의 이런 해명에도 반대쪽 의원들과 토론자들은 계속 의구심을 나타냈다.


유선호 민주당 의원은 “우리나라 건강보험 제도를 골간으로 한 의료보장 체계는 국민의 자부심이고 세계적인 성공 모델”이라며 “한미FTA는 영리병원을 보장한 협상인데 과연 당연지정제가 ISD에 걸리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있냐”고 재차 물었다.


김종훈 본부장은 “정부정책을 믿고 외국 투자자가 영리법인을 세웠는데 우리나라가 규제를 할 수 있는 정책을 입안하면 그걸 기초로 손해를 봤다고 제소는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길 수 없다. ISD 대상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우석균 실장은 “ISD로 대부분 걸린 것은 최소대우다. 미국회사가 캐나다 정부에 걸었던 것도 최소기준 대우”라고 김 본부장의 주장을 재차 반박했다.


정부쪽이 자유구역의 영리병원이 문제가 없다고 계속 강조하자 김영록 민주당 의원은 “영리병원을 도입하고 싶은 분들이 한미FTA를 이용한 것 같은 의심마저 든다”고 비난했다.

 

▲  한미FTA 끝장토론. 김영록 민주당 의원(왼쪽)과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출처: 국회방송]

 

한나라당 의원도 영리병원의 당연지정제 폐지 비판


한편 영리병원과 당연지정제 문제는 이날 열린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 질의에서 한나라당 의원도 문제제기를 했다.


안홍준 한나라당 의원은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영리 병원의 당연지정제 폐지가 건강보험제도의 근간을 흔든다고 비판했다.


안홍준 의원은 "정부는 영리병원 도입으로 일자리 창출, 진료비 하락, 의료 선진화 등이 될 것이라고 하지만 미국은 영리병원이 비영리 병원보다 32%나 고용을 적게 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또 “영리병원 진료 확대는 간접적 민영화로 의료비가 상승하고, 건강보험 체계 붕괴로 양극화를 극대화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우리 국내 서비스 산업들의 생산성이 선진국에 비해 떨어지는 것은 국내 규제가 많고 개방이 덜 돼 있어 글로벌 경쟁에 노출이 안 돼 있기 때문”이라며 “영리병원으로 인해 공공 의료 체계 확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정부의 기존 논리를 강변했다.


이를 두고 안 의원은 “선진 의료 도입이라고 하지만 수도권 의사가 임금 더 준다고 지방으로 가지 않고, 세계 최고 의사가 임금 더 준다고 우리나라로 온다는 것은 허구”라며 “영리 병원은 긍정적 효과보다 부정적 효과가 많을 수 있고, 당연지정제는 공공의료의 핵심인데 이것이 외국인 병원에서 폐지되면 위헌소송으로 국민건강보험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