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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정태인-장하준 대담 ②] 물과 민영화, 그리고 광우병 이야기

baejjaera 2007. 9. 3. 14:14

 정태인 가족이 헌혈 거부당한 이유

 

 [정태인-장하준 대담 ②] 물과 민영화, 그리고 광우병 이야기

 

 

 

▲ 정태인 민주노동당 한미FTA저지 사업본부장과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가 국회비준을 앞두고 있는 한미FTA 등 경제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정태인의 말대로, 한미FTA에 대해서는 국민들 40% 가까이 꾸준히 반대하고 있다. 한미FTA에 대한 심각성이나 피해에 대해서, 국민의 상당수가 우려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정태인과 장하준은 한미FTA 이후 달라질 공공서비스의 변화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수도와 전기 등 각종 공공분야에서 초국적 기업들에게 진출할 기회를 열어주면서, 국민들의 삶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것이다.

이른바 '공공서비스의 민영화'다. 물론 정부는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정태인의 말을 들어보자.

"(한미FTA) 협정문엔 안 나타나 있지만, 우리 스스로 미국 식으로 법과 제도를 바꿔서 민영화를 본격적 추진할 거라는 거죠. 민영화 계획은 오래 전부터 있었지만 97년 외환위기 때 IMF가 요구한 게 공기업 민영화였습니다. 거기에 재경부 IMF가 요구한 것보다 더 많이 개방한다는 계획을 세웠어요. 참여정부에서 잠깐 중지돼었던 상태인데, 이게 한미FTA로 본격적으로 추진될 겁니다."

정부가 갑작스레 '물 산업 육성방안' 내놓은 이유

그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물 산업 육성방안'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정부는 민영화가 아니라고 하지만, 세부내용을 들여다보면 "다 민영화"라고 결론짓는다. 옆에 있던 장하준이 "특히 EU하고 FTA 하려면, 프랑스같은 데서 물 산업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꼭 관철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 왜 정부가 이 때 물 산업을 꺼냈을까. 정태인이 말을 잇는다.

"그러면 왜 갑자기 (물 산업이) 먼저 나왔냐. 정부는 의료도 민영화 계획을 갖고 있거든요. 그것은 지금 EU하고 FTA 협상 하는데, '(EU로부터) 강요받아서 시장을 열었다'는 소리를 듣기 싫으니까, 또 민영화 계획도 가지고 있었고 해서 미리 발표해 버린 거죠."

정태인은 "이건 물 뿐이 아니다"면서 "얼마나 이익이 나느냐에 따라 철도·전기·수도·가스·우편이라고 하는 네트워크 산업 분야, 의료·교육·주거 같은 분야도 민영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공적인 네트워크 산업의 규제를 풀면 풀수록 민간 기업들의 이익은 높아지게 되고 공적인 서비스는 죽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수도권 인구 밀집지역에 살지 않으면, 수도나 철도·전기 비용은 아마 엄청나게 높아질 것"이라며 "일반 국민에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하준은 좀더 충격적인 이야기도 꺼냈다. 최근에 좌파정권으로 바뀐 볼리비아의 예를 들었다.

"지금은 좌파정권이 들어서서 조금 줄었지만, 예전에 볼리비아에서 그 나라 민영화 한창 때 물 산업을 미국의 벡텔사라는 곳에 팔았어요. 이 회사가 얼마나 악랄했냐면, 물값을 3배에서 5배로 올리는 것은 고사하고 일반 시민이 빗물을 받아서 쓰는 것까지 고소를 했어요. 그런 사람들과 앞으로 사업을 하겠다는 것인데…."

정태인은 민영화할 때는 적절한 규제기구가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공서비스의 보편성을 감안할 때, 일정하게 정부차원의 규제가 있어야 한다는 것. 하지만 한미FTA에선 이같은 규제기구가 들어갈수 없거나 극히 제약돼 있다는 것이 큰 문제라고 그는 주장했다.



장하준 "빗물까지 받아쓴다고 고소하는 기업들과 사업을..."

▲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
ⓒ 오마이뉴스 남소연

각종 공공서비스와 의료·교육시스템까지 전반적인 서비스의 질 향상보단 일반 국민들이 느끼는 부담이 훨씬 커질 것이라는 것이 이들의 전망이다. 물론 이같은 피해를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기까진 시간이 걸린다. 정태인의 말을 들어보자.

"개방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 것인데, 제일 먼저 피해는 제약업에서 나타날 거에요. 이미 중소 제약업은 수입상으로 업종을 전환하거나, 문을 닫거나하는 변화 일어나고 있고, 정밀기계 쪽도 마찬가지일 것이고, 물론 농업에서 제일 먼저 피해가 일어나겠죠.

사람들이 농업에 대한 피해는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요즘 주부들한테 초점 맞추고 있어요. 가족 건강에 직접 영향을 미칠수 있는 광우병 쇠고기도 있고 유전자변형식품 문제도 있고…."


자연스레 최근 논란이 된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로 이야기가 이어졌다. 장하준은 먼저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 "쇠고기는 광우병 뿐 아니라 성장호르몬도 문제"라며 "우리나라에서 왜 아직 문제로 부각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광우병 쇠고기를 둘러싼 정태인과 장하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장하준 "미국은 소를 키울 때 성장호르몬을 놓는데, 그것에 대한 안전성 입증이 안 돼서 유럽에서는 수입 금지가 돼 있어요. 우리나라는 왜 그 얘기 안하는지 모르겠어요.

일부언론에선 '할머니가 손자에게 쇠고기 실컷 먹여보는 게 소원'이라며 '한미FTA 반대하는 사람들이 그런 것을 막고 있다'는 식으로 쓰더라구요. 손자에게 (미국산 쇠고기) 실컷 먹여서 나중에 이상하게 되면 그 할머니가 행복하겠습니까? 할머니야 그 병이 나돌 때면 돌아가셔서 안 계실지 모르겠지만….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거든요."

 

 



정태인 "딸도 저도 광우병 때문에 헌혈 못해요"

▲ 정태인 민주노동당 한미FTA저지 사업본부장
ⓒ 오마이뉴스 남소연
정태인 "(광우병은) 10년 후에나 발생하는 겁니다. 금년 가을에 우리가 뼈있는 쇠고기 수입한다고 하면 인간 광우병은 아무리 빨라야 2018년이에요. 발생하면 그게 미국쇠고기에서 발생했다는 걸 어떻게 증명해요? 불가능하죠. 공무원이 책임질 일이 전혀 없어요."

장하준 "지금 광우병 잠복기를 아무도 모르잖아요. 최고 길게는 25년까지 잡는 사람도 있는데, 그래서 영국에서도 아직 잠잠해진 것 같지만 더 나올 수 있다는 얘기가 있어요. 아마 이 사건 터질 때면 공무원들은 은퇴하고 없을 지도 모르죠."

정태인 "(웃으면서) 내가 영국에서 돌아온 지 10년 됐어요. 이제부터 광우병이 발생할 수 있어요. 그래서 헌혈도 못해요."

장하준 "(역시 웃으며) 언론들이 그렇게 쓰겠네. 정태인 교수 광우병 때문에 저런 소리 한다고."

- (정태인을 바라보며) 헌혈 못하십니까?

정태인 "나는 몰랐는데 우리 딸이 고등학교 때 헌혈하려고 했는데 '몇년부터 몇년까지 영국에서 살았냐' 물어보더래요. '살았다' 그러니까 '너 광우병 걸려있을 수 있으니까 못한다'는 거에요. 우리 방역 당국이 아는 거예요. 이게 얼마나 무서운 병인지. 그 원인이 될 수 있는데 미국쇠고기 수입은 허용하거든요. 말 앞뒤가 안 맞는 거예요.

장하준 "(광우병 쇠고기 수입을) 추진하던 사람이나 돈 많은 사람들은 한우만 먹겠죠. 뭐 자기들이 광우병 위험이 요만큼이라도 있으면 먹겠어요? 우리나라 사람들 건강에 강박관념이 있다시피 골라먹는데…."

정태인 "결국 쇠고기 수입 허용하면 가난한 사람이 먹게 돼요. 쇠고기가 싸지니까 상대적으로."

장하준 "이렇게 할 수 있겠네요. 미국 쇠고기 도입 찬성하는 공무원들이나 정치인들한테 서약서를 쓰게 해가지고, 항상 미국 쇠고기만 먹겠다고 해서 감시하는 단체 만들면…(웃음)."

정태인 "예전에 TV (토론에) 나가서 얘기는 했어요. 반 농담이었는데, 노무현 대통령이 손녀를 데리고 2달간 미국산 쇠고기로 설렁탕 끓여서 먹으면 수입하셔도 좋다고."
2007-08-30 12:10
출처 : 한미FTA가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 알아보자
글쓴이 : 알아보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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