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이 주창하는 ‘세박자 경제론’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상조 교수가 3일 오후 4시 한성대학교에서 ‘한미FTA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 및 향후과제’라는 주제로 강연회를 가졌다.
한성대 노조의 주최로 열린 이 강연회에는 학생, 교수 등 250여 명이 강연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두 시간 가량 진행됐다.
이번 강연회에서 김 교수는 “미국식 FTA는 그 수준이 경제동맹에 가까운 것”으로서 “이것이 한국 경제에 몰고 올 충격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고 그 충격은 협상 테이블에서 논의한 것 이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노무현 정부가 한미FTA를 강력히 추진한 이유로 △경제 위기 속에서의 산업구조의 고도화 △제조업과 서비스업 간의 선순환구조 형성 △외부 충격을 통한 국내적 문제 해결을 꼽았는데, 강연회는 이를 조목조목 비판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먼저, 김 교수는 현 한국 경제의 제조업 양극화와 영세화 문제를 들어 “한미FTA는 몇몇 대기업들만 살아남게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체 고용의 8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 간의 산업연관관계를 파괴할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결국 한미FTA를 통한 산업구조의 고도화는 경제위기를 돌파하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서비스업과 관련하여 김 교수는 “90년대 미국에서 사회양극화가 확대됐는데 그 이유는 서비스업이 성장을 주도했기 때문”이라며 “서비스업에서 만들어지는 고용은 오히려 양극화를 부추긴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교수는 한미FTA가 가져올 제도적 변화를 강조하면서 “한미FTA 협상 테이블에 올라간 이슈뿐만 아니라 올라가지 않은 이슈까지도 보수화의 흐름으로 갈 것”이라며 “협상 의제가 아니었던 의료, 보건, 교육 기관을 영리법인화 하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재벌기업구조개선과 소액주주운동을 주도하는 등 재벌들과 각을 세운 인물로 유명한 김상조 교수는 현재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으로 민주노동당 대선주자 ‘빅3’중 하나인 심상정 의원 측에서 재벌문제와 민생경제 분야 자문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