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반댈세! 한미FTA, 한EU FTA/한미 FTA 본협상 소식

[펌] - [2차 본협상/서울] 협상 못하고 끝! 한미FTA '갈등 최고조'

baejjaera 2006. 7. 14.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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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못하고 끝! 한미FTA '갈등 최고조'
2006년 7월 14일 (금) 14:42

 

 

지난 10일부터 닷새간 서울 신라호텔에서 진행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2차 협상이 14일 종료됐다.

한미 양국은 협상 중반을 넘어서면서 '반(反)FTA' 단체들의 대규모 시위와 의약품 분야의 협상 중단 사태 등으로 최대고비를 맞았다.

 

 

특히 미국 측은 의약품 협상 중단과 관련해 협상 나흘째인 13일부터 무역구제와 서비스 분과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으며, 우리 측도 이에 맞서 이날 개최키로 했던 상품과 환경분과 회의를 아예 취소하는 등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양측은 협상 과정에서 구체적인 관세인하 폭과 이행기간이 포함된 상품 양허안 교환에 합의했다. 또 개방제외 분야가 나열된 서비스·투자 유보안과 정부조달 분야 개방안(양허안)도 상호 교환함으로써 본격적인 '주고받기식' 협상에 나서는 3차 협상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아울러 금융개방 논의도 일부 합의점을 찾았다.

 

 

그러나 양허안 교환에 합의는 했지만 기본적인 틀을 짜는데 실패한 농업과 섬유는 물론 의약품과 자동차, 쌀개방, 개성공단 문제에 있어서는 양측 모두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려 향후 협상 전망을 어둡게 했다.

 

 

◆ 美 의약품 개방압박 강공… 협상중단 잇따라

 

미측은 협상 초기부터 예고한대로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포지티브 방식의 약가 산정방식(선별등재방식)에 강하게 문제 제기를 했다.

 

 

미측은 비용에 비해 약효가 우수한 의약품에 대해 보험을 적용하려는 우리 정부의 '건강보험 약재비 적정화 방안'은 자국의 고가 신약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밖에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대해 우리측은 미국에 없는 건강보험 제도는 장점이 많은 우리나라만의 고유한 제도라며 미국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자 미측은 우리 협상단이 유리한 분야로 내세우고 있는 무역구제와 서비스 분과 회의에 아예 참석하지 않았다.

 

 

우리 측도 상품과 환경 분과회의를 아예 취소, 결국 협상 마지막 날 예정됐던 4개 분과 협상이 모두 중단됐다.

 

 

◆ 자동차·개성공단·쌀개방… 韓·美 입장차 '뚜렷'

 

한미 양국은 이번 협상에서 핵심 쟁점으로 부각돼온 자동차와 개성공단, 쌀개방 문제에 있어서는 한발짝도 물러설 수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측은 자동차 개방과 관련해 한국의 자동차 시장 접근을 확대하기 위해 현행 8% 수준에서 물리고 있는 관세의 철폐와 함께 기술표준이나 인증, 투명성, 세금문제 등 비관세 장벽에 대한 규제도 풀어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또한 생산한 자동차가 상대적으로 배기량이 크기 때문에 FTA 협상 타결돼 관세가 철폐된다고 해도 배기량 기준으로 부과되는 한국의 자동차 세제가 유지되는 한 그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우리측이 중요한 협상의제로 올리고 있는 개성공단 문제도 마찬가지. 우리측은 65개 FTA 협정에서 개성공단 생산제품의 한국산 인정문제의 경우 역외가공 방식을 통해 특례 인정을 받았다고 압박하고 있으나 미측은 사실상 협상 '불가' 입장을 거듭하고 있어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측이 협상대상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쌀개방 문제도 미측은 주요 협상 의제로 공언하면서 한국에서의 시장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미측의 경우 쌀을 포함한 농업 분야가 FTA 협정 타결안에 대한 의회의 비준 여부와 직결되기 때문에 공세를 늦출 수 없을 것이란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 상품별 개방 이행기간 5단계 합의… 농업-섬유 이견 남아

 

그럼에도 양측은 이번 협상을 통해 농업과 섬유를 제외한 일반 상품 분야에서 개방 이행기간을 5단계로 나누는데 합의했다.

 

 

이에 따라 양측은 1만여개에 달하는 각 상품별 품목에 대해 △관세 즉시철폐 △3년내 철폐 △5년내 철폐 △10년내 철폐 △기타 등 5단계로 세분화해 협상을 벌이게 된다.

 

 

특히 '기타'의 경우 양허(개방) 제외, 10년 이상 양허 유예기간 확보 등에 적용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양측의 민감품목에 있어 탄력적인 협상 여지를 마련했다.

 

 

그러나 농업과 섬유 분야의 경우 이 같은 개방 이행기간 틀을 합의하는데 실패했다.

 

 

농업의 경우 우리측은 관세 즉시철폐, 단기, 중기, 장기, 기타 등 5단계로 개방 이행기간을 세분화하도록 제안했으나 미측은 이미 합의한 일반 상품 분야와 동일한 수준의 이행기간을 농산물에 적용해야 한다고 맞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양측은 또한 특별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도입과 저율관세할당수입제도(TRQ) 운영의 투명성 제고 문제를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우리측은 농산물 특별 긴급관세 조항의 도입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TRQ 관리방식은 세계무역기구(WTO)에서 허용하는 다양한 방식이 인정돼야 한다는 점을 거듭 주장했다.

 

 

섬유도 우리측은 최장 5년 이내 관세철폐를 강하게 요구, 자국의 섬유산업 보호를 위해 특별 세이프가드 도입과 엄격한 원산지 적용을 주장하고 있는 미측과 합의점을 찾는데 실패했다.

 

 

그럼에도 양측은 2차 협상이 끝난 뒤 내달 상반기중으로 이들 상품과 농업, 섬유 등 3개 분야를 묶어 일괄적으로 개방안(양허안)을 교환하자는 원칙에는 합의했다.

 

 

◆ 3차 협상 9월 예정… 협상단 힘겨루기 치열할 듯

 

FTA 3차 협상은 오는 9월 4일부터 닷새간 미국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한미 양국은 앞서 교환한 상품 개방안(양허안)과 서비스 유보안, 정부조달 분야 양허안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주고받기식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여 협상단간 힘겨루기가 치열할 전망이다.

 

 

이와 별도로 2차 협상에서 핵심 쟁점을 떠오른 의약품을 비롯해 농업과 섬유, 자동차, 쌀개방, 개성공단 문제 등 산적한 과제들에 대한 입장 절충이 함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3차 협상에서는 금융서비스 분야에 대한 개방수준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때문에 우체국 보험 등 유사보험이나 손해사정·보험계리 분야 개방여부, 보험시장 개방 확대 등 여러 쟁점들이 어떤 방식으로 합의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양측은 이미 금융서비스와 관련해 파생금융상품 등을 포함한 신(新)금융서비스의 경우 상대국 시장에 진입할 때 상품 건별로 금융당국의 사전 허가를 받도록 합의했다. 또 신금융서비스의 판매도 온라인 방식은 허용하지 않고 현지주재 법인이나 지점을 통해서만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데도 인식을 같이 했다.

 

 

아울러 인터넷 등을 이용한 국경간 금융거래에서도 소매금융은 제외하고 대신 항공과 해상보험, 수출입 적하보험, 재보험 등 전문사업자 간의 거래는 제한적으로 허용한다는 원칙에도 합의점을 도출했다.

 

 

 

                                                                                최석환기자 neokism@money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