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찬성 집회, 300여명에게 4천원씩 현금 살포 | ||||||||||||||||
돈으로 성사시킨 우익 집회, 독거노인 및 노숙인들 동원한듯 | ||||||||||||||||
특별취재팀 / 2006년07월12일 17시49분 | ||||||||||||||||
한미FTA 2차 협상 3일째인 12일, 곳곳에서 한미FTA 반대 집회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선진화국민회의, 국민행동본부 등 한미 FTA를 지지하는 12개 단체도 종로5가역 제일은행 앞에서 약 5백여 명이 모인 가운데 '한미 FTA
추진지지 국민대회'를 개최하고 신라호텔까지 행진했다.
연사로 나선 서경석 선진화국민회의 사무총장은 "지금은 한미FTA를 반대할 때가 아니고 제대로 된
협상을 위해 준비할 때다. FTA를 반대하는 사람들 중에는 한미FTA를 반미 투쟁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는 불순한 세력들도 있다"며 "대한민국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한미FTA 체결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경석 사무총장은 특히 "방송의 악의적인 왜곡보도가 도를 지나치고 있다"며 최근 한미FTA를 다룬
KBS와 MBC의 보도와 관련 "왜곡 편파 보도를 즉각 시정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한미 FTA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 △정부는 협상
준비와 대국민 홍보를 더욱 철저히 하여 국민의 염려를 씻어 주어야 함 △피해 분야에 대한 보상지원 및 경쟁력강화 대책을 철저히 마련해야함 △한미
FTA를 반미투쟁의 도구로 이용해서는 안됨 △KBS와 MBC는 왜곡 편파 보도를 즉각 시정할 것 등 다섯 가지 내용을 주장했다. 성명발표는 전
교육부장관이었던 이명현 서울대 교수가 맡았다.
“종로 5가 가면 돈 준다고 했다“ 이날 행사는 당초 주최측이 3000여 명 정도로 집회 인원을 예상했으나 우천 관계로 실제 참석인원은
500여 명에 그쳤다. 그러나 실제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과의 인터뷰 결과, 이들 중 대부분이 주최측을 통해 금전을 받기로 약속하고 동원된 사실을
확인했다.
집회인원 대부분은 60-70대로 이루어진 노인들이었는데, 주최측에서 인근 종묘공원에 모이는
독거노인들과 노숙인들을 회유, 집회에 참석하면 3000원씩 지급하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실명을 밝히기를 꺼려한 71세의 한 노인은 "집회에 나오면 3000원을 준다고 했다"며 "종로 5가로
가면 돈을 준다는 말을 전해 듣고 참석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FTA에 대해서는 잘 알지도 못한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참석자인 이선복씨(46세, 용산)는 집회도중 갑자기 주최측이 배포한 노란색
종이모자('한미FTA추진지지'라고 쓰여 짐)를 내팽개치고 신경질을 내며 자리를 떠났다. 뒤쫓아가 사유를 물은 결과, 이선복씨는 오늘 모임의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노인들, 비 맞춰가며 세워 놓는게 말이 되냐" 이선복 씨에 따르면, 종묘공원에서 평소 무료급식을 하는 한 목사가 급식을 타기위해 모인 노인들에게
집회에 참석하면 3000원씩 줄 테니 가라고 했다는 것이다. 도중에 집회를 떠난 이유를 묻자, "처음에는 한 두 시간 정도만 참석하면 된다고
했다. 노인들에게는 돈 3000원도 큰돈이다. 그런데 이렇게 비좁은 장소에서 비를 맞춰가며 세워놓는 게 말이 되느냐"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또 "공원처럼 비를 피할 넓은 장소도 많은데, 비좁은 도로변을 택한 것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정치적으로 이용하고자 한 것"이라며 못마땅해 했다. 그러면서 "그 목사가 처음에는 일주일 뒤에 돈을 주겠다고 했다가 비가 많이 오자 당일
지급하겠다고 했다"며 "어지간하면 있으려고 했으나 이건 너무 심하다"며 심한 욕설과 함께 자리를 떠났다.
집회에 참석한 또 다른 노인은 종묘공원 뿐 아니라 다른 급식소에서도 그와 같은 제안을 받고 참석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알려주기도 했다.
실제로 대부분 집회참석자들은 주최측의 한미FTA지지 구호 선창에도 어찌할 줄 몰라 당황해 하는 모습이
역력했으며, 연사의 발언 중에도 삼삼오오 다른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많이 목격됐다.
장충공원에서 4000원씩 지급하는 현장 목격, 노인들 2열로 줄 세워.. 제일은행 앞 집회를 마치자 대부분 노인으로 구성된 집회참석자들은 신라호텔까지 비를 맞으며 장거리
행진을 했다. 행진이 마무리되자, 한 사람이 마이크를 통해 "종묘에서 오신 분은 장충공원으로 가세요"라는 짧은 공지를 했고, 많은 노인들이
장충공원으로 또 다시 이동했다.
노인들의 행렬을 뒤쫓아 장충공원에 도착하자. 한 사람이 노인들을 2열로 줄 세우고 약속했던 돈을
지급하는 현장이 목격됐다.
그는 자신을 '사단법인 사랑교회 김건복 목사'라고 밝히고는 사진을 찍으려는 일부 기자들에게 "사진
찍지 말라, 사진기를 부숴버리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그는 또 "내가 누군지 몰라서 그러는데, 진짜로 카메라를 부숴버린다"며 "감옥에 가는 것도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이들은 2열로 줄을 세운 약 300여 명의 노인들에게 당초 약속했던 돈보다 1000원 많은 1인당
4000원씩을 지급하고 동대입구 지하철역을 통해 돌아갈 것을 지시했다.
돈을 받고 돌아가던 한 노인은 "처음에는 무슨 집회인지 모르고 돈을 준다기에 참석했다가
('한미FTA추진지지'라고 쓰여진)모자를 보고 무슨 집횐지 알았다"며 " 저것이 나라 팔아먹는 일인데 돈 안 주면 뭐 하러 왔겠어. 진짜 이게
매국노 짓이야 매국노 짓"이라고 말했다. 이 노인은 또 "FTA추진 하면 되겠냐? 전 세계적으로 이거 해가지고 나라마다 다 망했는데 이거하면
되겠느냐? 나쁜놈들이지"라며 정부의 한미 FTA 추진을 비난했다.
주최측, “전혀 모르는 일”
이날 집회의 사회를 맡았던 권태근 선진화국민회의 사무부총장에게 위 사실을 문의한 결과, “본인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주최측 인사가 대부분 기독교측 인사인데 위 사실이 문제가 되지 않겠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집회홍보 시
50만부의 유인물을 배포했고, 이를 보고 자발적으로 참석했을 것”이라는 말만 반복, 한사코 동원여부를 부인했다.
권태근 사무부총장은 또 종묘공원에서 무료급식을 한다는 목사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했으며,
개인이 자발적으로 300여 명에게 금품을 지급한 것으로 봐야 하냐는 질문에도 “전혀 모르는 일이기 때문에 관여할 바가 아니다”고 짧게
언급했다. |
출처 : 민중언론 참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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