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반댈세! 한미FTA, 한EU FTA/한미 FTA 본협상 소식

[펌] - [1차 본협상/워싱턴] "謹弔 론스타, 카길"…"謹弔 한미 FTA"

baejjaera 2006. 6. 13. 15:33

아래글은 인터넷 신문 프레시안(www.pressian.com)에서 퍼온 글이며, 저작권은 프레시안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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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謹弔 론스타, 카길"…"謹弔 한미 FTA" 
  원정투쟁단, 워싱턴 거리에서 전통장례 행진
 
  2006-06-09 오전 11:22:10

 

 

"이 건물이 뭣이당가 / 아~임 에프랑께
  나는 아임 F / 나는 빵점이네
  빵점짜리 필요없다 / 아임에프 가버려라"
 
  나주농민회 영산포 지회 유상욱 지회장의 걸쭉한 상여소리는 워싱턴 DC에 있는 국제통화기금(IMF) 본부 앞을 지날 때 더욱 빛을 발했다. 유 지회장의 상여 선소리가 끝나면 '한미 FTA 반대 원정투쟁단'의 뒷소리 '다운 다운 아임에프'가 따랐다.
 
  우리의 전통 장례행렬을 처음 봤음직한 현지 시민들은 사진촬영에 분주했고, 일부 시민들은 상여소리에 맞춰 어깨를 들썩이기도 했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한 시민은 아예 휴대용 녹음기를 이용해 상여소리를 녹음하면서 장례행렬을 뒤따랐다.

 

 ▲ 원정투쟁단의 장례행진. ⓒ 프레시안

 

  워싱턴 DC, 상여소리에 휘감기다
 
  8일 원정투쟁단은 상여를 메고 워싱턴 DC 거리에 나섰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 앞에서 시작한 장례행렬은 IMF와 세계은행을 지나 세계 3대 메이저 곡물회사인 카길(Cargill)의 워싱턴 지점까지 진행했다.
 
  상여의 크기는 좌우 4명씩 모두 8명이 들 수 있을 정도로 작았다. 종이꽃으로 장식된 상여의 네 모서리에는 '스톱(STOP) 한미 FTA'라고 적힌 팻말이 꽂혀 있었다. 상여꾼들은 삼베로 만든 황토색 상복까지 갖춰 입어 구색을 맞췄다.
 
  원정투쟁단이 사실상 원정시위의 마지막 날인 이날 장례행진을 벌인 것은 극적인 퍼포먼스를 통해 현지 시민들의 관심을 끌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미국 워싱턴 DC에 밀집해 있는 IMF, 세계은행, USTR 등 신자유주의의 첨병기관들을 현지에서 장사 지낸다는 상징적 의미를 행동화한 것이었다.
 
  "론스타, 너 잘 만났다"
 
  장례행렬 참여자들은 세계은행 앞의 머레이 공원에 도착해 점심식사를 하면서 즉석 토론회를 가졌다.
 
  우선 민주노총 사무금융연맹의 정대석 수석부위원장은 론스타가 외환은행 인수와 매각 과정에서 보였던 행태를 원정투쟁단원들에게 격정적인 목소리로 알렸다.
 
  "은행을 소유할 수도 없는 사모펀드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했었다. 정부와 론스타, 법률회사인 김&장의 합작품이었다. 게다가 서울 강남에서 가장 비싼 건물인 스타빌딩을 사고팔면서 세금 한푼 내지 않았다. 론스타가 바로 그런 회사다."
 
  '한미 FTA 반대 범국민대책본부'의 이강실 전북지역 위원장도 발언에 나섰다. 이 위원장은 신자유주의의 첨병 역할을 하는 IMF가 우리에게 미친 영향에 대해 말했다.
 
  "IMF는 해외 단기투기 자본이 들어오기 쉽도록 길을 닦아준다. IMF 구제금융 시기에 우리 정부는 외국인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강변했다. 하지만 외국인투자 중 21%만 직접투자였고, 51%는 단기투자인 증권투자였다. 금융시장도 해외 단기투기 자본에 내줬다. 론스타, 뉴브리지캐피탈 등 해외자본의 우리 금융 점유율이 30%가 넘는다. 한미 FTA가 체결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 질 것이다"

 "카길, 네 죄를 알렸다"
 
  "저 건물이 무엇이냐 / 저게 바로 카길일세
  카~길은 무엇인고 / 우리 농민 다 죽이네
  우리 농민 단결하여 / 이 내 평생 농사짓세"
 
  상여는 이윽고 세계 3대 메이저 곡물회사 중 하나인 카길의 워싱턴 지점에 다다랐다. 흥겨운 사물놀이가 카길 지점 앞에서 한 차례 진행된 후 본격적인 '카길 장례식'이 이어졌다.
 

▲ 원정투쟁단이 카길의 워싱턴 지점 앞에서 이 회사를 비난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프레시안


  민주노동당의 강기갑 의원이 낭독한 조사(弔詞)에는 카길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었다.
 
  "카길은 세계무역기구(WTO)와 미국 무역대표부(USTR)를 배후조종해 전 세계 식량을 마음대로 요리하려고 한다. 한미 FTA 협상에서도 미국은 농업 부문만큼은 절대 양보하지 않으려 한다. 카길이 로비를 하기 때문이다."
 
  강기갑 의원의 목소리가 높아질수록 원정투쟁단의 분위기는 뜨거워졌다. 사물놀이 소리는 더욱 커졌고, 카길에 대한 비난의 함성도 따라서 고조됐다.
 
  전통 장례는 맨 마지막에 상여를 태우는 것으로 끝난다. 하지만 워싱턴 DC에서는 상여를 태우다가 방화행위로 오해받을 수 있는 만큼 원정투쟁단은 카길을 비판하는 글이 씌어 있는 약식 '만장'을 찢고 발로 짓이기는 것으로 장례를 마무리했다.

▲ 강기갑 의원이 조사를 읽고 있다. ⓒ 프레시안

 

 카길을 장사지내고 돌아오는 길에 강우현 한국농업경영인연합회 경기지역 회장은 "상징의식이기는 했지만 농민의 피와 땀을 빨아먹는 카길을 장사 지내니 속이 후련하다"고 상기된 표정으로 말했다.
 
  원정투쟁단이 이날 장례행진에서 발표한 '조사'와 장대석 사무금융연맹 수석부위원장의 발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카길에 대한 조사(弔詞)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
 
  "매장에 앞서 죽은 사람을 애도하며 읽는 글이 조사다. 그러나 이번 조사는 땅속 깊이 매장하고 없애기 위한 것이다. 왜 우리가 카길을 땅에 묻어야 하는가? 1년에 3600만 명이 기아로 죽어간다. 세계화가 빚은 환경재앙으로 식량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다.
 
  3대 메이저 곡물회사 중 하나인 카길은 전 세계 식량유통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카길은 이미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바람을 타고 세계 식량시장을 제패했다. 카길의 임원들은 미 무역대표부나 미 농림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카길은 현재 진행 중인 한미 FTA 협상에서도 지속적으로 로비를 하고 있다. 미국이 한미 FTA 협상에서 농업 부문만큼은 절대 양보하지 않으려는 태도에는 이같은 배경이 있다.
 
  카길이 마음만 먹으면 지금이라도 전 세계적인 식량대란을 불러올 수도 있다. 우리는 먹거리의 7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수입품의 60%를 카길이 장악하고 있다. 한 마디로 우리의 먹거리와 민중의 생명, 식량안보가 카길에 장악된 것으로 봐야 한다. 정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도 시원치 않을 상황이다. 그런데 우리 국회나 정부를 봐라.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세상 사람들 모두가 굶어 죽든지 말든지 돈벌이에만 혈안이 돼 있는 카길을 장사지내자."
 
  론스타는 어떤 회사인가? /장대석 사무금융연맹 수석부위원장(머레이 공원에서 한 발언)
 
  "4년 전 겨울, 은빛 옷(노동조합 옷)을 입고 휘두르면서 명동거리에 나온 친구(외환카드 노조 조합원)들이 있었다. 12월 엄청난 추위였다. 얇은 텐트를 친 채 정말 정말 열심히 싸웠다. 곧 닥칠 구조조정에 맞서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결국 그들은 휴대폰 문자 메시지로 해고통보를 받아야 했다. 그 당시만 해도 론스타가 어떤 성격의 자본인지도 몰랐을 때다.

▲ 원정투쟁단이 장례행진을 마친 뒤 카길의 만장을 찢고 있다. ⓒ 프레시안

 

  론스타는 서울 강남에서 가장 값나가는 빌딩인 스타빌딩을 사고팔면서 단 한 푼의 세금도 안 냈다. 하다못해 등록세도 안 냈다. 자회사를 통해 수십억 원을 해외로 밀반출하기도 했다. 모두 법위반이다. 이같은 불법행위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역시 그때만 해도 론스타를 몰랐다.
 
  그 이후 (노조에서) 론스타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깜짝 놀랐다. 론스타는 사모펀드였다. 사모펀드는 10% 이상 은행지분을 소유할 수 없다. 외환은행 인수는 불법이었던 셈이다. 미국 법도 사모펀드의 은행지분 소유를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외환은행의 미국지점은 폐쇄됐다.
 
  그런데 론스타가 어떻게 외환은행을 인수할 수 있었을까? 외환은행의 자기자본비율(BIS비율)은 8%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단지 팩스 5장으로 외환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은 6%대로 떨어졌다. 바로 이것이 정부와 법률회사인 김&장, 론스타가 합작한 '론스타 게이트'다." 
    
  
 
                                                                                                     워싱턴=김경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