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반댈세! 민영화/난 반댈세! 의료민영화

국내 첫 영리병원 제주에 내년 도입 그리고 개구리 신세

baejjaera 2009. 12. 31. 14:49

 

2009년 12월 중순에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가족부가 각각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영리병원 도입에 관한 연구를 의뢰한 결과를 발표했다.

 

출처 : 국민일보

 

하지만 두 연구기관의 영리병원 도입에 대한 의견은 상반된 것이었다.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가족부 역시 영리병원 도입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가족부가 영리병원 도입문제로 격한(?) 의견 차이를 보이자 이명박 대통령은 영리병원 도입 문제는 민감한 문제로 시간을 두고 국민여론을 설득(?)한 후에 영리병원을 추진하라고 했다. 

(참고로 이명박 대통령은 영리병원을 도입해야 한다고 여러 번 주장해 왔고 지금도 이런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한다.  또한 지난 총선 때 한나라당의 공약 중에 영리병원 도입이 포함되어 있다. 

덧붙여 보건복지가족부는 영리병원 도입에 '조건부 반대'를 하고 있는 것이지 '반대'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이 말하는 설득이라는 말을 사전적 의미 그대로 받아들이는 분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 그런지는 그 동안에 있었던 일들을 생각해 보면 쉽게 알 수 있지 않을까.)

 

시간을 두고 국민 여론을 설득(?)한 후에 영리병원을 추진하라고 말했던 이명박 대통령의 말은 어떻게 된 것일까.  내년 초에 제주도에 국내 첫 영리병원이 생긴다고 한다.  이는 바로 이틀 전에(2009.12.29) 정운찬 국무총리가 위원장으로 있는 제주특별자치도지원위원회에서 결정된 것이라고 한다.  (참고로 제주도에서 여론조사를 한 결과 영리병원 도입 반대 의견이 찬성 의견보다 두배 더 높다고 한다.)  이와 관련한 기사가 있으니 꼭 읽어 보시길 바란다.

<기사 연결> 

제주 영리병원 허용 확정

ㆍ정부, 관광 관련 부가세 면제등 규제 완화
ㆍ의료노조 등 “전국적 도입의 신호탄” 반발

2009. 12. 31

 

 

우리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사이에 영리병원 도입을 위한 조치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서서히 시작되어왔고, 그러한 노력(?)의 결과로 바로 내년 초에 국내 첫 영리병원이 제주도에 생긴다고 한다.

초등학교 때 배웠던 '비커 속의 개구리'라는 얘기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바로 우리가 그 어리석다고 생각했던 '비커 속의 개구리' 신세가 되고 말았다.  바로 이렇게 말이다.

  

 

우리들이 신경을 쓰고 있지 않는 사이에 영리병원, 즉 의료민영화를 위해 어떤 일들이 추진되어 왔는지를 한번 봐보자.

 

<2008.4.9 총선 주요 정당의 보건의료분야 공약>

 

 

아래 자료는 삼성생명이 작성한 보고서 내용 일부다.  아마 이 보고서를 보고 서늘함이 느껴지는 분 많으실 거다.  무시무시한 내용들이 들어 있다.

< 민영의료보험의 발전단계 - 삼성생명 보고서>

 

▲ 민영의료보험의 발전단계에 대한 삼성생명의 보고서(2003). 현재 4단계까지 진행되고 실손형의료보험이 활발히 판매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후 영리병원과 결합한 수익구조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개선과 정부보험을 대체하는 포괄적 보험을 확대하는 단계를 앞두고 있다.   ⓒ 김동영 

 

 

 

다음 자료는 삼성과 정부가 얼마나 영리병원, 즉 의료민영화를 위해 서로 짝짝꿍이 되어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삼성의 보고서와 정부의 법안 및 보고서가 일란성 쌍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정부에서 지금 진행하고 있는 영리병원을 포함한 의료민영화를 위한 조치들이 삼성보고서에서 언급한 것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 또한 알 수 있을 것이다.

 

▲ 의료상업화에 대한 삼성보고서 vs 정부법안.    ⓒ 김동영   

 

▲ 삼성보고서 vs 정부보고서.    ⓒ 김동영  

 

▲ 의료상업화에 대한 삼성보고서 vs 정부법안.    ⓒ 김동영 

 

 ▲ 삼성보고서 vs 정부보고서.    ⓒ 김동영

 

삼성이 작성한 보고서와 정부의 법안 및 보고서의 관계에 대한 좋은 기사가 아래에 있으니 꼭 보시길 바란다.

<기사 연결>

환자 생명보다 '삼성생명'이 중요한가

미국식 의료 상업화 위해 공공의료 허무는 정부와 삼성 

 

 

영리병원 도입은 도입 그 자체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영리병원이 도입되고 나면 그 파급력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 할 수 있다.  그리고 영리병원 도입을 시작으로 당연지정제 등 의료의 공공성을 위한 여러 장치들까지  위험해 질 수 있다.  이는 삼성생명이 작성한 보고서에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영리병원 도입은 본격적인 의료민영화를 위한 시작에 불과하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참고로 당연지정제란 국민건강보험만 있으면 그 어느 병원이라도 갈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만약 당연지정제가 폐지되면 삼성서울병원에 가기위해서는 그 병원이 요구하는 사보험에 들어야만이 갈 수 있게 된다.  당연히 삼성서울병원은 삼성생명에서 파는 보험에 가입한 사람들만 받으려 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굳이 국민건강보험에 가입할 필요를 느끼지 못 할 것이고 이런 이들은 국민건강보험에서 빠져나가려고 할 것이다.  이런 순간 국민건강보험은 뿌리째 흔들리게 된다.

 

정부에서는 기존의 병원들은 영리병원으로 전환할 수 없도록 하고, 당연지정제는 영리병원 도입 후에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과연 정부의 이 말을 믿을 수 있을까.  아마 영리병원 도입 후 어느 정도는 정부의 이 말이 지켜질 것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나면 하나 하나씩 지켜지지 않을 것이다.  보험사들은 의료보험시장을 때돈을 벌 수 있는 곳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과연 이런 보험사들이 두 손을 놓고 가만히 있으려 할까.  당연지정제만 폐지해도 벌 수 있는 돈이 얼마인데.)

 

'지키는 것 보다 되돌리는 것이 더 어렵다'는 말이 있다. 

한 번 시작된 의료민영화는 되돌리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우리는 미국의 경우를 보면 알 수 있다. 

 

더 이상 늦기 전에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일까.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두 눈을 감고 모른 척 하고 있을 것인가.  자신에게, 자신의 가족들에게 앞으로 어떤 일이 닥치질도 모른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