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기사는 대자보(www.jabo.co.kr)에서 퍼온 것입니다.
한미-FTA, 기차는 아직 떠나지 않았다 | ||||||||||||
[정태인 칼럼] 우리 아이들의 삶 위해 쇠고기 검역협상 막아내야 한다 | ||||||||||||
떠나간 기차? 두달 남짓, 새로 둥지를 튼 사무실 옆으로 기찻길이 있다. 나이 탓인지 자주 시려오는 눈을 돌려 창밖을 보면 거의 언제나 기차를 볼 수 있다. 때론 느리게, 때론 빠르게 모두들 갈 곳으로 가고 있다. 문득 우리 국민에게 한미 FTA는 떠나간 기차처럼 치부되는 게 아닌지, 조바심이 인다. 지난 11월 초, 증인으로 출석한 국회 통외통위나 농해수산위나 이른 봄 오후처럼 긴장감이 떨어졌다. 지난 여름, 총리 인사청문회에서 “정태인 청문회냐”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찬성쪽 의원들과 열띤 논쟁을 했던 때와는 사뭇 달랐다. 어느 언론도 주목하고 있으니 내가 대신 보도하는 셈치고 국민들게 한미 FTA의 현재 상황을 알려 드려야겠다. 가급적 빨리 처리해달라고 올린 정부의 비준동의안은 아직 통외통위에 상정되지 않았다. 21일 통외통위에서 첫 공청회를 할 예정인데, 23일이 정기국회 마감이니 청와대도 올해를 넘겨 이르면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길 원하는 모양이다. 아무래도 대통령 선거 중이라 여야 막론하고 FTA를 찬성하는 후보들 처지에서는 한미 FTA가 이슈로 떠오르는 것을 원하지 않으리라. 정부는 마감재 처리하듯 각종 행사를 벌이고 있다. 한미 FTA 이용 박람회라는 걸 한다는 광고가 떠다니고 각 인터넷 신문에 팝업 광고를 하는 것도 모자라 급기야 “동의합니다 한미 FTA, 60분 통화권 무료 증정”이라는 뇌물 광고까지 관에 못질하듯 탕탕 쏘아대고 있다. 과연 이렇게 끝나는 것일까? 아직 남아있는 한미 검역협상, 끝나지 않았다 한미 위생검역 2차 협상이 남아 있다. 쇠고기 문제는 이른바 협상개시를 위한 4대 선결요건의 하나였다. 물론 당시 정부는 한미 FTA와 관계없는 통상현안일 뿐이라고 강변했다. 결국 ‘FTA와 별도로’ 한미 양국은 위생검역협상을 벌여 30개월 미만의 뼈 없는 쇠고기를 들여 오기로 합의했다. 그동안 뼛조각이 나왔으니 전량 반송하느니, 나온 상자만 반송하느니, 갈비통뼈가 나왔느니 하는 게 모두 이 위생검역 조건 때문이었다.
지난 4월 2일, 한미 FTA 타결 며칠 전에 대통령은 부시에게 전화를 걸어 ‘적절한 시점에 합리적으로 쇠고기 시장을 개방’하겠다고 약속했다. 모두 쇠고기 완전 수입자유화라고 해석했지만 청와대는 극구 부인했다. 왜 대통령은 한미 FTA와 아무 관계도 없는 얘길 그 시점에 생뚱맞게 한 것일까? 아니나 다를까, 정부는 조만간 위생검역 2차협상을 벌여 미국이 원하는대로 쇠고기 완전 수입자유화를 약속할 전망이다. 이번에도 한미 FTA와 무관하게... 미 하원이 쇠고기 수입 완전 자유화 없이는 비준을 해 줄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놓기 때문이다. 이제 쇠고기 문제는 의회 비준을 위한 ‘선결 요건’이 된 셈이다. 쇠고기 문제는 단순한 농업문제가 아니다. 온 국민의 목숨, 적어도 죽음의 공포가 걸려 있는 문제이다. 인간 광우병이 발생했을 때 영국은 온통 공포의 도가니였다. 아이들이 기차를 타고 가다가도 차창 밖으로 소가 보이면 ‘Mad Cow(미친 소)’하면서 좌석 밑으로 숨을 정도였으니. 이제 미국 쇠고기가 수입되어 인간 광우병이 발생한다면 그건 2018년 경일 터이다. 과학자들은 광우병의 잠복기를 대충 10년으로 본다. 공무원들의 속내가 여기에 있다. 10년 전에 먹은 미국 쇠고기 때문에 이 병이 발생했다고 증명하는 건 아예 불가능하다. 이런 위험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우선 막고 보는 게 상책이다. 환경과 건강 정책의 제1원리인 ‘예방우선의 원칙’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대재앙이 될 가능성이 큰 한미 FTA를 위하여 이 당연한 원칙마저 다 씹은 껌처럼 내뱉고 있다. 담당 공무원들에게 묻는다. 정말 한미 FTA가 아니더라도 당신이 이런 얼토당토 않은 요구에 굴복했을까? 아이들 삶마저 포기하지 말라 기차는 아직 떠나지 않았다. 손수건 흔들며 눈물흘릴 때가 아니다. 그러지 않아도 ‘아낌 없이 주는 대통령’이라는 소릴 들을 정도로 마지막 피 한방울까지 내 준 협상이다. 우리 아이들의 삶마저 포기해선 안 된다. 다 같이 검역 협상을 막아내야 한다. 그도 안 되면 미국산 쇠고기를 단 한 점도 사지 않으면 그만이다. 그럼 꼬리가 몸뚱아리를 흔들게 된다. * 글쓴이는 경제평론가이며, 민주노동당 한미FTA저지투쟁 본부장입니다. * 본문은 <경향신문> 기고문 원문이며, 필자의 블로그는 <하종강의 노동과 꿈>(www.hadream.com)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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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21 [11:41] ⓒ대자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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