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반댈세! 한미FTA, 한EU FTA/한미 FTA, 한EU FTA 소식 및 문제점

[스크랩] 두 거인과 살인 격투기

baejjaera 2007. 5. 16.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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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두 거인과 살인 격투기
입력: 2007년 05월 15일 18: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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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인/ 전 청와대 비서관·성공회대 겸임교수〉

참으로 고약하다.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겠다고 나선 정부의 태도가 그렇다. 이 FTA를 반대하면 “모든 FTA에 반대하니 쇄국론자”라 몰아붙이고, 침묵하면 “미국과의 FTA만 반대하니 반미론자”의 혐의를 뒤집어 씌운다.

-마구잡이식 동시다발 FTA-

미국과, EU. 명실상부한 세계 1, 2위 경제권과 동시에 FTA를 맺어야 ‘쇄국’이 아니라면 이 지상에 멕시코와 칠레 정도만 노무현 정부만큼처럼 ‘개방적’이고 진취적이다. 두 나라와 FTA를 맺은 순서까지 따진다면 멕시코야말로 노무현 정부의 본보기이다. 사회는 부자와 가난한 자로 양극화하고 산업은 일부 품목의 특화로 단극화하는 모델이 그리도 좋을까?

‘반미주의’라는 비판은 가소롭기 그지없다. 우리는 한국 사회의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제대로 분석도 하지 않은 채 마구잡이로 추진하는 ‘거대 선진경제권과의 동시다발적 FTA’에 반대할 뿐이다. 누누이 강조했지만 모든 FTA는 대내적으로 구조조정을 의미하고 상대국이 크고 강하면 ‘조정’이라는 한가로운 낱말 대신에 ‘재앙’이 자연스러울 정도가 된다.

한·미 FTA는 아직 실행되지 않았다. 이제 경기 규칙을 정했을 뿐 링에 오르지도 않았다. 한·미 FTA는 하수에게 몇 점 접어주는 바둑이 아니다. 체급 불문하고 맨손으로 죽을 때까지 싸우는 살인 격투기이다. 현재의 속도로 나간다면 2~3년 내에 우리는 피할 곳도 없는 사각의 링 위에서 헤비급 선수와 라이트 헤비급 선수 둘과 동시에 맞서야 한다. 현재의 국민뿐 아니라 우리들이 아이들의 아이들, 또 그 아이들까지 걸고 하는 이런 광란의 도박을 “한번 해 보자”고?

물론 EU형 FTA는 미국형 FTA와 사뭇 다르다. 서비스 개방에는 네거티브 방식(미래의 서비스는 무조건 개방한다는 뜻), 래칫 원리(언젠가는 모두 개방할 수밖에 없다는 뜻)를 적용하지 않고, 저 악명 높은 투자자 국가 제소권도 포함되지 않는다. 즉 상대국의 주권과 민주주의를 노골적으로 침해하지는 않을 것이다. 문제는 오히려 ‘이왕 버린 몸’이라는 듯, 미국형 독소 조항을 포함시키자고 밀어붙이는 한국 정부의 무모함이다.

그러나 반칙왕이 아니라고 체급이나 기술을 무시할 수는 없다. 농업과 제약산업은 ‘버리는 패’처럼 또 한번 타격을 받을 것이다. 한·미 FTA로 휘청거릴 기계산업과 화학산업이 이제 ‘자비의 일격’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은 더욱 심각하다.

정부는 중국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서, 일본을 따라잡겠다고 한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이 부품 소재 산업의 첨단화가 그 답이다. 그러나 두 FTA는 바로 그 분야의 첨단 부문을 내 주고 우리는 범용 부문(표준 기술을 사용하는 대량 생산 부문)에 특화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바로 중국의 숨소리가 생생하게 들리는 부문이다.

-농업·첨단산업 ‘죽음의 공포’-

이제 중국과 무엇으로 경쟁한다는 말인가? 또 한번 임금이나 땅값, 금리 등 요소비용 타령이 벌어질 것이다. 하청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노동자를 쥐어 짜는 데도 한계가 있다. 대기업 노동자도 ‘공장 이전’의 위협에 적나라하게 노출된다.

개방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개방을 하면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을 국민에게 알려서 적어도 10년은 착실하게 준비해야 한다. 정부는 바로 그 시점에 ‘선별 개방과 적절한 산업정책’이라는 동아시아 기적의 비결(스티글리츠)을 내동댕이쳤다.

한·미 FTA를 하고 나니 다른 나라들이 FTA 하자고 달려 든다고 희희낙락할 때가 아니다. “그렇게 자신이 없습니까?” 그렇다. 영화배우 이준기는 당황했을 뿐이지만 나는 죽음의 공포를 느낀다. ‘실현된 미래’조차 보지 못하는 역사의 문맹을 어이할꼬.
출처 : 건강세상 평등세상
글쓴이 : 반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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