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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2차 본협상이 막을 내렸다. 협상을 마친 정부는 여전히 장밋빛 미래를 그려 보이고 있다. 반면 각계각층의 한미FTA 저지 목소리는 더욱 커져 가고 있다. 어디서부터 뒤틀린 것일까. 한미FTA는 꼭 필요한가. 한미FTA 말고 다른 대안은 없는가. 아직 늦지 않았다.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한미FTA, 그 내용과 문제점을 처음부터 다시 하나하나 따져보는 기획을 시작한다. 다섯 번째로 정부가 지난 4월 27일 각계 전문가 223명으로 구성한 '한미FTA 협상 전문가 자문단'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편집자 주> |
기획·정리 : 김연기 기자 전화설문 : 권예지·유동훈·이영신·장지혜·최상진·허환주 대학생 인턴기자
"정부가 적극적으로 자문위원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해서 1차 회의에 참석을 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해 2차 회의는 아예 참석하지 않았다."(자동차분과 자문위원) <오마이뉴스>가 13일 '한미FTA 전문가 자문단' 6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5%(33명)가 "정부의 협상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또 10명 중 6명은 정부의 발족 취지와는 달리 자문단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설문조사 결과 '전문가 자문단' 운영과 관련 자문위원 내부에서 조차 '총체적인 결함'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이후 추가 협상을 앞두고 자문단 운영에 관한 전반적인 재정비가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자문위원 조차 "한미FTA 협상 문제 있다"
'협상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응답한 33명 가운데 '성급한 협상진행으로 졸속협상 우려'를 꼽는 사람이 14명으로 가장 많았다. '제한된 정보공개에 따른 밀실협상 우려'는 9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또 6명은 '의견수렴, 피드백 부족'을 정부의 협상태도 문제로 지적했다. 특히 농업분과에서 정부의 협상태도를 지적하는 의견이 많았다. 설문에 응한 농업분과 자문위원 4명 가운데 3명이 '정부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이는 농업분과가 19개 협상분과 가운데 가장 첨예한 이해관계를 띠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강경선(농업분과 자문위원) 제주대 명예교수는 "농업분야는 사실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곳이기 때문에 심도 있는 검토를 통해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며 "그러나 지금의 협상태도를 보면 정부가 너무 성급하게 진행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익명을 요구한 국제투자분과의 한 자문위원은 "정부가 2~3개월의 짧은 기간 동안 자문을 받아 FTA 협상에 나서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자문위원들의 충분한 의견수렴 없이 성급하게 협상에 나선 정부 태도를 꼬집었다. 60% "자문단 발족 취지 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정부는 지난 4월 한미FTA 협상이 상품, 서비스, 금융, 지적재산권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치열하게 전개되는 만큼 분야별로 전문적인 자문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한미FTA 전문가 자문단'을 구성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전체 응답자 가운데 36명(60%)이 정부의 취지와는 달리 자문단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7명은 자문단이 어떤 역할을 맡는지 모르겠다고 답해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반면 당초 발족 취지 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답변은 '매우 그렇다' 9명, '어느 정도 그렇다' 15명으로 전체의 40%에 그쳤다. 신재정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 대회협력팀장(정보통신분과 자문위원)은 "정부와 자문위원 간에 정보공유나 의견제시 등 쌍방향 소통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정부에서도 자문위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노력이나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자동차분과의 한 자문위원은 "보고서 제출 등 자문위원의 의견을 반영했으면 좋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며 "회의에 참석해 보면 자문위원이라고 모아 놓고 생색내기 위한 겉치레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58% "자문회의 결과 협상단에 전달 안 된다"
홍경모 온라인쇼핑협회 팀장(전자상거래 자문위원)은 "우리 의견이 정부에 잘 전달되고 있느냐는 점에 있어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며 "의견수렴과 별개로 자문위원과 대표단간에 실시간 피드백이 작동됐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일부 자문위원은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자문회의 참석을 꺼리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자동차분과의 한 자문위원은 "적극적인 의견수렴을 하겠다고 해서 1차 회의 때 참석을 했지만 미심쩍은 부분이 많아 2차 회의는 아예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서용 명지대 교수(환경분과 자문위원)는 "협상이 지금 당장 끝나는 게 아닌 만큼 앞으로 협상 과정에 있어서 적극적인 의견수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정부는 협상 시작 전에 회의자문 또는 서면자문을 통해 자문단 의견을 협상 대표단에게 제시하고, 필요할 경우 수시로 각 분과별 의견 수렴 절차를 공식, 비공식적인 창구를 통해 갖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10명 중 3명 자문단 회의 참석 안해
자문회의 불참 사유에 대해선 '개인적 사정'때문이라는 응답이 68.4%(19명 중 13명)으로 가장 많았다. '정부로부터 연락을 받지 못했다'는 응답도 3명을 차지했다. 금융서비스분과의 한 자문위원은 "자문회의가 끝난 후 학교 우편으로 연락을 받아 참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일부는 자문단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회의 참석을 꺼리기도 했다. 농업분과의 한 자문위원은 "자문단이 정부 정책의 합리화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면 굳이 회의에 참석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설문에 응한 19개 분과 가운데 회의를 한 번도 개최하지 않은 분과는 서비스 내 의료분야, 금융서비스, 지적재산권 분과 등 3개로 나타났다. 한편 전체 응답자의 75%는 원칙적으로 FTA를 찬성한다고 답했다. |
출처 : 스크린쿼터와한미FTA
글쓴이 : 고구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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